■도시의 옥상에서 자연을 만나다<br>열섬현상 줄고 에너지도 절약<br>가든파이브 옥상정원 대표적<br>전시공간·헬스장 등 용도 다양
| 헌법재판소 옥상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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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동보건소 옥상 헬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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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백화점 일산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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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동어린이회관 하늘정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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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명물인 여의도 63시티는 5월 한달동안 매일 오전 10시부터 저녁 7시까지 옥상 '야외 전망대'를 일반인에게 개방한다. 덕분에 249m 높이의 확 트인 옥상에서 강바람을 맞으며 한강과 서울 도심의 아름다운 전망을 만끽할 수 있게 됐다. 날씨가 좋으면 인천 앞바다까지 한눈에 보인다고 한다.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과 함께 63시티를 찾는다면 아름다운 전망을 배경으로 기념 사진을 찍는 것도 추억이 될 것이다. 특히 전망대 한쪽 벽면에 설치된 스카이 월(Sky wall)에는 자유롭게 자신의 이름이나 소원 등을 남길 수 있어 특별한 이벤트도 가능하다.
물탱크가 있고 회색 시멘트가 깔려 있던 건물 옥상에 사람들의 손길과 발길이 닿으면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야생 풀과 꽃들이 자라는 생태 공원이나 현대적인 감각의 분수와 조명을 갖춘 고급스러운 정원으로 태어나는가 하면 미술관이나 태양관 발전시설, 장독대까지 들어섰다.
◇회색 옥상, 녹색 옷으로 갈아입다
건물 옥상을 공원으로 조성하면 100㎡ 당 매년 20㎏의 오염 물질 감소 효과를 볼 수 있고 10㎝ 정도로 흙을 덮어주면 소음이 20db이나 줄어든다고 한다. 또 도시 열섬 현상을 완화하고 냉난방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하루의 대부분을 빌딩에서 보내는 도심 직장인이나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도 톡톡히 활용될 수 있다. 몇 년 전부터 옥상공원 사업을 추진한 서울시는 지난해 말까지 339개소 15만 1,672㎡의 옥상을 공원으로 조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는 종로구 동숭동에 자리한 낙산공원과 비슷한 크기다.
국내에서 가장 큰 옥상 정원은 서울 송파구 문정동의 복합쇼핑문화공간인 가든파이브의 옥상 정원인 '포시즌파크'가 꼽힌다. 100% 자연 녹지인 포시즌파크는 면적이 축구장 3개 크기(2만 5,000㎡)인데 행운을 상징하는 네잎 클로버를 주제로 에코, 웰빙, 시네마, 페스티벌 등 4가지 테마로 구성했다. 에코가든에는 하늘 카페, 야생화 정원, 산책로, 연못, 뮤직 벤치를 마련했으며 웰빙 가든에는 맨손 체조장, 지압 마당 등을 설치해 시민들의 건강도 챙기고 있다. 지난 해 10월부터 일반인에게 무료로 개방해 주민들의 산책과 조깅 코스로 활용되고 있는데 특히 이곳에서 바라보는 낙조는 환상적이라는 게 가든파이브측 자랑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2005년 10월에 노원점, 2006년 3월과 2007년 12월에 각각 일산점과 센텀시티점 옥상에 생태공원을 조성했다. 1,990㎡ 규모의 롯데 일산점 생태공원은 ▦다양한 수생식물과 곤충류 등이 서식할 수 있는 수생 비오톱(소규모 생물 서식공간) ▦나비 등 곤충이 서식할 수 있는 초지 ▦50여종의 교목으로 이뤄진 덤불 숲 등을 갖췄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고객 편의 시설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옥상 정원이 자연 생태계가 숨쉬고 살아갈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잡도록 힘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부산 센텀시티점 옥상 생태 공원에도 1,950㎡ 규모로 자연습지, 생태체험놀이터, 잠자리원ㆍ개구리원과 같은 습지관찰터, 덤불 숲길 등이 테마별로 조성돼 있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서울 영등포의 경방 타임스퀘어 쇼핑몰도 6층 옥상에 1만4000㎡에 달하는 조경 시설을 조성해 공중정원을 만들었다. 잘 정돈된 나무와 잔디에 형형색색의 조명을 장식하고 벤치를 마련해 고객들이 햇볕을 쬐면서 휴식할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현재 리모델링 공사중인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도 친환경 빌딩으로 거듭나면서 옥상정원을 설치할 계획이다. 특히 쇼핑몰이나 백화점의 경우 옥상 공원을 조성하면 고객들의 매장 이용 빈도를 높이는 동시에 매장 내 체류 시간도 연장시켜 매출 증대 효과를 가져올수 있어 호응을 얻고 있다.
공공시설도 앞다투어 옥상을 정원으로 꾸미고 있다. 강동어린이회관 옥상에는 생태체험장인 '하늘정원'이 조성돼 어린이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도심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습지와 다양한 생물과 자연을 만날 수 있고 숲 생태 전문가 할머니들로부터 하늘정원의 동ㆍ식물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지난 2002년 628㎡로 조성된 명동 유네스코회관 옥상의 '작은 누리'는 나무와 풀이 무성하게 자라났고 나비, 잠자리, 풀벌레 등이 자라면서 자연 그대로의 생태계를 느끼게 해 준다. 개장 당시 30여종에 그치던 식물이 이제는 200종을 넘어섰다고 한다. 연못 주변에는 억새풀, 고사리와 다양한 습지 동물도 만날 수 있어 유치원생과 초등학생들이 생태 체험 장소로 즐겨찾고 있다.
◇옥상의 무한 변신은 '무죄'
옥상은 예술작품 전시공간으로도 활용도가 넓어지고 있다. 뉴욕 맨해튼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옥상에 루프 가든을 설치, 야외전시와 휴식의 장소로 이용하고 있다. 야외 전시의 문화적인 만족감, 상쾌한 공기와 푸른 하늘을 느낄 수 있는 이 곳은 뉴욕의 열린 공간으로 손꼽히며 뉴요커와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옥상을 조각상, 분수 등이 어우러진 야외 미술관처럼 꾸몄다. 미국의 원로 조각가인 루이스 부르주아의 대형 거미 조각인 '마망'을 비롯 200만달러를 호가하는 같은 작가의 조각 벤치 등 거장들의 작품을 다수 전시해 굳이 미술관을 찾지 않고도 손쉽게 감상할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국립현대미술관 삼청동 분관으로 재탄생할 예정인 옛 국군기무사령부도 자체 기획 전시회를 열면서 아트디렉터 최정화 씨의 '총, 균, 쇠 2009' 작품을 옥상에 설치해 화제를 모았다.
공공기관의 옥상도 화려하게 탈바꿈하고 있다. 강동구 강일동 주민센터 옥상에는 주민들이 직접 간장, 고추장, 된장을 만드는 과정을 체험할 수 있도록 '사랑의 장독대'가 설치됐다. 지난 3월 문을 연 이 곳은 지역 주민들이 메주를 띄워 간장을 담그고 된장과 고추장도 전통 방식대로 만들어 볼 수 있는 '장 담그기 강좌'를 매월 1회씩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강좌를 통해 만들어진 장들은 관내 어려운 이웃들에게 무료로 제공되고 일부는 강일동 나눔장터에서 판매해 수익금으로 불우이웃을 돕는다.
주민들이 건강한 삶을 꾸릴 수 있도록 옥상에 헬스장을 설치한 곳도 있다. 강동구 보건소는 옥상 전체를 정원으로 꾸미고, 자전거와 런닝머신, 마사지기계 등 다양한 운동 시설들을 갖춰 주민들이 탁 트인 하늘을 바라보며 건강을 챙기며 휴식도 취할 수 있다.
태양광 발전시설도 늘고 있다. 이마트 용인 구성점이 옥상에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한 데 이어 한국토지공사는 경기 평택 소사벌지구에 집집마다 태양광ㆍ태양열 설비를 설치할 예정이다. 토공은 아예 소사벌지구를 청정개발체제(CDM)사업으로 등록해 7년간 3만 2000t의 탄소배출권을 확보했다. 대한주택공사가 올해 공급하는 전국 18개 단지에도 태양광 발전설비가 설치돼 9897가구에서 총 1,370kw의 전기를 만든다. 대한통운은 군포와 양산 복합물류터미널 지붕에 태양광 발전 패널을 설치하기로 했다. 지붕 면적이 9만 9174㎡로 축구장 14개 넓이와 맞먹는다. 강동구에서는 지난 해 고덕동 청소차 주차장을 시작으로 내년까지 강동아트센터 등 공공기관과 민간 건축물 13곳의 옥상에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발전 시설이 모두 갖춰지면 연간 36만㎾h의 전기가 만들어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