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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은 저금리ㆍ저성장 장기화로 금융산업 시스템에 대한 위험이 높아짐에 따라 내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저금리ㆍ저성장 대응 태스크포스(TF)'를 최근 출범시켰다. TF는 금융권역별 대응 방안을 이달 말까지 마련해 12월7일 금융감독자문위원회에서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담당 TF 반장을 맡고 있는 금감원 부원장보들이 현재 상황을 어떻게 진단하며 대응책을 세울 것인지 들어본다.
▦이기연 은행TF 부원장보
은행 부문의 TF를 맡고 있는 이기연 부원장보는 저금리ㆍ저성장 장기화로 대출의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이 부원장보는 "우량고객 뺏기 같은 자산확대 경쟁은 심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리스크 강화 차원에서 중소기업 및 서민 대출은 축소될 것"이라며 "금리 하락기에는 은행의 수익성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돈이 돌지 않는 '돈맥경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 부원장보는 은행권이 앞으로 고객의 새로운 요구에 부응하는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기침체기에는 여신심사와 신용위험 관리가 엄격해지기 때문에 잉여자금을 운용할 수 있는 새로운 투자처를 발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부원장보는 "신용대출을 받은 차주는 신용도 개선사유가 있는 경우 적극적으로 금리인하요구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수봉 보험TF 부원장보
보험 부문 TF를 맡고 있는 김수봉 부원장보는 어느 TF보다 고민이 깊다. 보험업은 저금리ㆍ저성장의 직격탄을 맞는 업종이기 때문이다. 김 부원장보는 "보험업계가 과거 고금리로 팔았던 상품은 부메랑이 돼 보험사로 되돌아오고 고수익을 내는 자산운용도 힘들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응 방안에 대해 김 부원장보는 "첫째도 건전성, 둘째도 건전성 강화"라며 "일본의 사례에서 보듯 이런 시기에 자산운용을 공격적으로 해 실패하면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 불거진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저금리에 따른 상품구조는 물론 판매 패턴도 변화하는 것을 보험업계 스스로 인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영준 금융투자TF 부원장보
박영준 금감원 부원장보는 최근 저금리 기조 속에 금융투자시장이 투자자에게 외면당하고 있으며 이는 국내외 금융투자시장 내 패러다임 변화와 관련이 깊다고 강조했다.
박 부원장보는 "저금리 기조는 금융투자시장이 성장할 충분한 토양을 제공할 수 있으나 현실은 다르게 흐르고 있다"며 "저성장 기조로 투자자의 기대감이 줄면서 낮은 금리에서도 오히려 투자자금이 금융투자시장을 이탈하는 비정상적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증권사 등이 실적 저하에 시달리고 있는 점도 금융투자시장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데 따른 후유증 가운데 하나"라며 "투자자 이탈 등을 막기 위해서는 금융투자 소비자와 금융투자 기업이 함께 '윈윈'할 균형점을 찾아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