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파병결정 철회' 요구 움직임 확산

26일 전국서 대규모 추모 집회…"테러단체 응징해야" 보수단체 다른 목소리

이라크 무장저항단체에 납치된 김선일씨가 결국 살해됐다는 소식이 온 국민에게 충격을 안겨주면서 파병에 반대해온시민.사회단체들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반면 보수단체들은 김씨 추모에는 동참하면서도 `파병을 고수하고 테러단체를 응징해야 한다'며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 '파병 철회' 요구 본격화 = 파병 반대 운동을 펼쳐 온 시민단체들은 23일 김씨의 피살 소식에 깊은 애도를 표하면서 정치권과 공조, 이라크 파병 결정 철회를 촉구하는 등 본격적인 반(反)파병 여론 확산에 나섰다. 참여연대 등 365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이라크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은 이날 오전여.야 파병 반대 국회의원 50여명과 함께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라크 추가 파병 중단 및 재검토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파병반대국민행동은 또 오후 광화문 교보소공원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억장이 무너지는 충격과 비통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조의를 표하고 "이라크무장단체의 김씨 납치.살해는 명백히 반인도적인 범죄행위"라고 규탄했다. 이들은 또 "`시신을 외교통상부 건물에 묻겠다'는 김씨 어머니의 절규는 온 국민의 마음"이라며 "제2, 제3의 비극을 막기 위해 대통령은 국민 앞에 사과하고 파병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김씨의 피랍 시점이 지난달 말께로 밝혀진 데 대해 "국민을 속인 채 파병 결정을 내려 결국 김씨를 죽인 정부는 책임을 모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추궁했다. 이들은 향후 ▲매일 저녁 서울 광화문과 전국 주요도시에서 김씨 추모 촛불집회▲26일 전국 각지에서 범국민 추모대회 ▲고인을 추모하는 검은 리본 달기 ▲인터넷상 추모 및 파병 중단 서명운동 등을 벌여나갈 계획이다. 이들은 회견 뒤 공원 앞 도로에 분향소를 마련, 농성에 들어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성명을 통해 "생명이 경각에 처한 상황에서 정부 당국자의 첫 반응이 고작 파병 결의를 재확인하는 일이었다는 점은 통탄할 일"이라며 "추악한 불법 침략 전쟁에 점령군의 일원으로 참전하는 것일 뿐인 파병을 철회하고교민 안전대책을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반전평화기독연대도 이날 서울 종로5가 기독교회관 앞에서 기도회를 갖고 김씨의 죽음을 애도하면서 파병 결정 철회를 촉구했고 환경운동연합도 파병 반대 입장을 재천명했다. 또 인권실천시민연대, 인권운동사랑방, 천주교인권위원회 등 인권단체들은 김창국 국가인권위원장을 만나 "인권위가 파병 결정의 반인권성을 지적하고 정부에 파병철회를 권고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시민모임 최창우 대표도 "이라크 파병은 한국 국민의 가장 고귀한 인권인 생명을 빼앗는 행위"라며 피진정인을 노무현 대통령과 국회, 국방부, 국가안전보장회의 등으로 하는 진정서를 접수했다. ◆ "파병 철회는 굴복..테러세력 응징해야" = 반면 보수단체들은 "파병 철회는 테러범들의 협박에 굴복하는 처사"라며 "잔악무도한 테러세력을 지구 끝까지 추적해 응징하라"고 촉구했다. 북핵저지시민연대는 이날 서울 종로 탑골공원에서 `김선일씨 참수 무장테러조직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에게 삼가 조의를 표한다"며 "그러나 한국군 파병 철회주장은 무장테러집단의 주장에 굴복하는 처사이며 이들에 대해 온 인류가 총력 투쟁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유시민연대도 성명을 통해 "김씨가 살해된 데 대해 비통함을 금할 수 없고 유족에게 뭐라 위로해야 할지 가슴이 미어진다"며 "그러나 이제 저들이 우리를 적으로돌린 만큼 더 강력한 전투병력을 파병, 응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정윤섭.안 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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