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2일 추가 협의에 들어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와 관련해 "발표만을 위한 한미 FTA 합의에는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주요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에 대해 "큰 전환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오바마 대통령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추가 양적완화와 관련, 달러 약세가 아니라 경기회복을 진작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강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서울 삼성동 COEX에서 G20 정상회의 폐막 기자회견을 갖고 한미 FTA와 관련해 "미국의 일자리 창출과 수출증진에 기여하는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미국 근로자들의 이익을 위해 FTA를 체결하려 한다"고 밝혀 향후 추가 협상 과정에서 진통을 예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 FTA의 쟁점에 대해 "쇠고기도 우려사항(concern)이기는 하지만 사실 자동차가 더 큰 우려사항(a larger concern)"이라며 "우려사항이란 진짜 단순한 것으로 미국에는 40만대의 한국산 자동차가 들어오지만 한국에는 (미국 자동차) 수천대가 수입되는 게 고작"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많은 (미국) 사람이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한국의 비관세장벽이 좋은 품질을 갖추고도 경쟁을 할 수 없게 만드는 요인은 아닌지 걱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다만 문제는 과연 '우리를 위한 합의가 마련돼 있느냐'는 것인데 그것은 내가 챙겨야 할 제1의 책무이며 한국 노동자들에게도 윈 윈이 되게 할 수 있느냐는 이명박 대통령의 책무"라며 "그래서 우리는 시간을 더 갖고 이 문제를 논의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G20 서울 정상회의와 관련해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이 이번 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며 축하의 뜻을 표시했다. 그는 "우리가 하는 작업이 모두 드라마틱한 것은 아니고 당장 세상을 한번에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점진적 진전을 이룬 이번 회의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오바마 대통령은 FRB가 6,000억달러 규모의 양적완화 조치를 취한 데 대해 중국 등에서 비판론을 제기한 것과 관련, "FRB의 결정은 달러에 영향을 미치려고 내린 게 아니라 미국의 경제성장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G20 정상회의에서 FRB의 양적완화 조치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면서 "통화정책에 대해 짧게 언급됐으나 우리가 나눈 회담의 핵심적인 부분을 차지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또한 중국 위안화 문제와 관련해 그는 "위안화는 저평가돼 있고 중국은 이를 유지하기 위해 막대한 규모로 시장에 개입하고 있다"면서 "중국이 시장지향적 환율 시스템으로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장지향적인 환율은 모두 무역에서 이득을 본다는 확신을 얻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중국이 이 문제에서 진전을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내년 1월 후진타오 주석과 워싱턴에서 만날 예정"이라면서 "결국 중국에 어느 정도 활동조정을 요구하게 될 것이고 하룻밤 만에 이뤄질 내용은 아니지만 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