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채권시장 풍향계] 금리 변동성 확대 추세 지속
입력2007.12.09 17:01:32
수정
2007.12.09 17:01:32
| 공동락 하나대투증권 채권담당 애널리스트 |
|
채권시장이 좀처럼 반전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주말 지표물인 국고 5년물 수익률은 6.07%를 기록했다. 11월 말에 기록했던 전고점 6.09%에 거의 근접한 수준으로 국고 3년물 수익률은 오히려 5년물을 웃돌며 6.11%까지 치솟았다.
금리가 6%대를 상향 돌파한 이후 기대했던 저가 매수세도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적극적으로 채권을 매수할 주체가 부재한 상황에서 매력적인 금리 영역이라는 인식 자체가 완전히 무너진 것이다.
수익률곡선(일드커브)의 형태도 매우 기형적이다. 향후 경기 펀더멘털이나 물가 움직임에 대한 기대의 반영이라기 보다는 거래 유동성이나 특정 매수 주체들의 동향에 따라 커브가 뒤엉키고 있다.
지난 주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내심 12월 금융통화위원회를 반전의 모멘텀으로 예상했다. 11월말 금리 상승기에 한국은행이 보여준 금리 동향이라는 구두개입에 이어 국고채 직매입 일정까지 앞당겼던 과거 행보의 후속 조치를 기대했던 것이다.
그러나 금통위 직후 회견에서 이성태 총재는 현 금리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은행채 발행을 수 차례 언급한데 이어 또 다른 금리 상승 원인으로 거론된 외화자금 경색에 대해서도 중앙은행이 외화유동성까지 신경을 쓸 이유가 없다며 예상과 달리 매파적 입장을 피력했다.
특히 달러 유동성 부족에 대해서는 이는 단순히 우리나라 만의 문제가 아닌 국제금융시장 여건에 기인한 것이기 때문에 통화당국 차원에서의 지원이 쉽지 않다고 분명한 선을 그었다. 그간 외화 자금이 국내 채권시장에 꾸준히 유입되면서 절대적인 시장금리 수준을 낮게 유도했다는 측면이 컸던 만큼 최근의 금리 속등은 이에 대한 반작용이 아니냐는 반응이었다.
기대했던 12월 금통위 이슈가 강경한 통화당국의 입장 표명으로 오히려 반대의 파급 효과를 주면서 채권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또한 은행채, 외화자금 등 현재 금리 속등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요인들에 대해 통화 당국 차원에서의 적극적인 시정 노력을 단기간에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도 금리 변동성의 확대는 상당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은행채 문제의 경우 최근 시중은행들이 신규 대출을 억제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고 외화자금 문제의 경우도 미국 정책당국의 모기지 안정대책이 나온 만큼 연말 불안 심리만 진정된다면 시중금리의 고점 수준이 지난 11월말에 기록했던 수준에 비해 크게 레벨업(level-up)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