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신데렐라라고 부르지 말라.’
‘운 좋게’ 미국 무대에 직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안시현(20ㆍ코오롱엘로드)이 ‘실력’으로 자신의 존재를 확인시키고 있다.
30일 미국 뉴욕주 코닝의 코닝 골프장(파72ㆍ6,062야드)에서 계속된 LPGA투어 코닝 클래식 3라운드.
한국에서 펼쳐졌던 MBC-XCANVAS 우승컵을 들고 투어에 복귀한 안시현은 1, 2라운드는 탐색 전이었다는 듯 이날 본격적으로 타수를 줄여 보기 없이 6언더파 66타의 데일리베스트를 기록했다. 이로써 3라운드 합계 10언더파 206가 된 안시현은 단독 선두인 미셸 에스틸(42ㆍ미국)에 5타 뒤진 단독 4위까지 순위를 끌어 올렸다. 안시현 앞에는 선두 에스틸 외에 아니카 소렌스탐(14언더파 202타)과 비키 겟츠 애커만(11언더파 205타)뿐이다.
이에 따라 안시현은 웰치스 프라이스챔피언십(공동 5위), 세이프웨이 인터내셔널(공동 4위)에 이어 시즌 3번째 톱 5에 진입할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안시현이 순위를 크게 끌어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아이언 샷 감각이 살아난 데다 특유의 배짱이 더해져 거침없이 플레이를 했기 때문. 첫 파5홀인 2번홀에서 7번 우드로 2온 한 뒤 10㎙짜리 이글 퍼트를 성공시킨 안시현은 기세를 그대로 이어 역시 파5인 5번홀과 파4의 8번홀에서 각각 1타씩 줄여 전반에만 4언더파를 쳤다. 5번홀에서도 세컨 샷을 그린 에지까지 보냈지만 더블 브레이크에 내리막 슬라이스 라인이었던 이글 퍼트가 1㎙ 지나가면서 버디에 만족해야 했다.
후반에는 아이언 샷 감각이 더 빛을 발했다. 파5의 12번홀에서는 핀 57야드 앞에서 60도 웨지로 친 샷이 1㎙에 붙었고 17번홀(파4)에서는 115야드 거리에서 피칭 웨지로 친 샷이 핀 50㎝에 떨어져 버디가 됐다.
안시현은 “아침에 콧물과 기침이 나 걱정했는데 괜찮다”면서 “되도록 편하게 치려고 한 것이 주효 했다”며 남은 라운드 선전을 다짐했다.
안시현에 이어 장정(24)과 문수영(20)이 3라운드 합계 7언더파 공동11위로 톱 10진입을 노리고 있으며 박희정(24ㆍCJ)은 6언더파 공동 16위로 전날보다 순위가 다소 밀렸지만 여전히 톱 10 진입을 노릴 수 있는 위치에 자리잡았다.
이정연(25ㆍ한국 타이어)은 2오버파로 부진, 중간합계 3언더파 공동29위로 밀려났다.
올 시즌 펼쳐진 LPGA투어 대회에 단 한번도 결장한 적이 없는 김미현(27ㆍKTF)은 강행군에 따른 체력 소모때문인지 7오버파 79타를 치며 급 추락한 뒤 결국 기권했다.
한편 에스틸은 소렌스탐과 동반 하면서 파4의 9번홀에서 트리플보기까지 했지만 버디6개와 보기1개를 추가하며 1타차 선두를 지켜냈다.
소렌스탐은 이글1개와 버디4개를 뽑았지만 보기도 4개나 돼 선두를 빼앗지 못했다.
이 두 선수는 마지막 라운드도 동반하게 돼 치열한 접전을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