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전국연안 20개월 요트항해 박형곤씨

"내년에 태평양횡단 도전"우리나라 연안을 20개월 동안 일주한 중년의 사나이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개인사업을 하고 있는 박형곤(51)씨. 그는 서울경제신문 후원으로 2000년 1월1일 부산항을 출발, 동해 최북단인 대진항~울릉도~부산~제주도~흑산도를 거쳐 지난 9월 4일 백령도 입항에 성공함으로써 1년8개월에 걸친 전국 연안일주를 마쳤다. 박 씨는 며칠 항해하고 돌아와 가정을 돌보고 생업(인테리어 사업)에 몰두하다 조금만 여유가 생기면 바로 바다로 달려가 항해를 시작했다. 항해에서 가장 힘들었던 구간은 울릉도에서 부산까지. 바람이 너무 없어 34시간이나 걸렸다. 더구나 바람이 없을 때는 엔진을 이용하는데 스크류가 어망에 걸려 많이 고생했다. "위험을 모르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요트는 어선이나 다른 선박보다 오히려 안전합니다. 배 밑에는 오뚝이처럼 추가 달려 있어 복원력이 110도나 되기 때문이지요." 요트는 그가 직접 만들었다. 지난 91년 문 닫은 요트업체 창고에 쌓여 있던 자재를 싸게 구입해 집 마당에서 4년 동안 뚝딱거렸다. 외국책을 보고 설계도를 그리고 못질을 했다. 이웃 사람들은 "정신이 나갔다"고 비아냥거리고 부친마저 "내다 버리라"고 역정을 냈지만 그의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 배가 완성된 것은 95년. 만드는 과정이 너무 힘들어 '인내호'라고 이름을 붙였다. 비싼 외제 요트보다 모양은 좋지 않지만 항해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 그 동안 일본에도 6차례 다녀와 연안항해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굳혔다. "내 손으로 만든 요트로 연안항해에 성공을 한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처음에는 무사히 해낼 수 있을까 걱정도 했지만 포기는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마음먹고 한다면 못할 일도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박 씨는 이제 더 큰 바다로 나가려고 한다. 그는 내년 5월쯤 태평양을 건너 하와이 파나마운하를 거쳐 남아프리카의 케이프타운을 돌고 호주를 지나 귀국하는 코스를 잡고 있다. 항해기간은 300일 정도. 2003년 3월쯤 귀국할 예정이다. "지난해 1월 부산을 출발할 때 큰 아들과 정동진까지 7일간 항해를 했습니다. 영하 10도를 오가는 날씨에다 로프에 얼음이 얼어 제대로 항해를 할 수 없을 때도 있었지만 또 다른 기분과 낭만을 맛 보았습니다." 박씨는 자신을 이해해 주는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이 언제나 고맙다고 말했다. 서울경제신문은 박 씨의 내년 태평양 항해를 지원한다. 박상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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