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미(24ㆍ정관장)가 대회 취소의 아쉬움을 꼭 1년 만에 털어내고 일본프로골프(JLPGA) 투어 마수걸이 우승을 차지했다.
이보미는 11일 끝난 JLPGA 투어 시즌 두번째 대회인 요코하마타이어 PRGR 레이디스컵(총상금 8,000만엔)에서 안선주(25)와 연장전을 벌인 끝에 정상에 올랐다.
일본 고치현 고난시의 도사CC(파72ㆍ6,232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이보미는 2언더파 70타를 기록, 공동 선두(최종합계 3언더파 213타)로 정규 라운드를 마친 뒤 두번째 연장전에서 파를 지켜내 안선주를 따돌렸다. 우승상금은 1,440만엔(약 2억원).
이로써 2010년 한국여자프로골프에서 상금왕 등 4관왕에 오른 뒤 지난해 일본 무대에 진출한 이보미는 두번째 시즌 두번째 대회 만에 첫 우승을 신고했다. 특히 이보미는 지난해 이 대회 취소로 우승 기회를 놓쳤던 기억을 깨끗이 씻어냈다. 당시 이보미는 1라운드를 송보배(26ㆍ정관장)와 함께 공동 선두로 마쳤지만 일본 동북부 지역 대지진의 영향으로 대회가 취소돼 공인 받지 못했다. 아쉬움을 남겼던 대회에서 보란 듯이 우승컵을 거머쥔 이보미는 한국군단 새 강자의 등장을 알렸다.
3명의 공동 선두에 1타 뒤진 4위로 출발한 이보미는 이날 2타를 줄여 4언더파 68타를 몰아친 안선주와 함께 공동 1위가 됐다. 18번홀(파4)에서 펼쳐진 한국인끼리의 첫번째 연장전에서는 나란히 보기를 기록해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두번째 연장전에서 안선주가 먼저 파 퍼트를 놓친 반면 이보미는 침착하게 파 퍼트를 성공시킨 뒤 환호했다. 2라운드 공동 선두였던 일본의 우에하라 아야코가 3위(2언더파)에 자리했다.
비록 우승을 놓쳤지만 안선주는 상금왕 3연패를 노리는 최강자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안선주는 2010년 한국선수 최초로 JLPGA 투어 상금왕에 오르고 지난해에도 상금랭킹 1위를 지켰다.
이보미의 우승으로 올해 한국군단의 일본내 맹활약이 다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 한국선수들은 안선주의 상금왕 2연패와 함께 8승을 합작하며 일본 무대를 ‘접수’했다. 지난주 시즌 개막전인 다이킨오키드 레이디스 토너먼트에서 이지희(33)가 아깝게 연장전 끝에 우승을 놓쳤지만 한국계는 변함 없는 기세를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