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개혁은 초등교육부터

무엇이든지 나눠 가져라, 남을 때리지 말라 등등…. 어린 유치원 학생들이 지켜야 할 일들을 모아 놓은 것으로 지극히 평범한 생활규칙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풀검은 유치원생들이 지켜야 할 일을 어른들에게 적용시키면 세상이 바로 선다고 말하고 있다.일본의 초등학교 저학년 도덕책에는 「남에게 폐를 끼치지 말라」라는 내용으로 시작된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공공장소에세는 장난을 치거나 떠들어서는 안된다고 가르친다. 심지어 역이나 터미널에서는 목소리마저 줄이려고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서로 귀에 대고 수군대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어릴 때부터 받은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하는 대목이다. 우리나라는 요즘 개혁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있다. 추진과정에서 많은 우여곡절도 겪고 있다. 제대로 되는 것도 있고 안되는 부분도 있다. 보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 천차만별의 평가를 받고 있다. 「잘되면 내탓, 못되면 조상탓」이라는 말도 있지만 이제 분명한 것은 잘되나 못되나 모두 우리 탓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개혁의 바람이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것은 남보다는 자신만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닐까. 유치원 학생들도 알 수 있는 덕목, 무엇이든 나눠 갖고 나눠 부담하면 될 일이고 어린 초등학생도 배운 덕목, 남의 처지를 먼저 생각한다면 분명히 달라질 터인데 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개혁의 출발을 다시 한번 생각했으면 한다. 바로 사고와 생활의 기초적인 측면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초등교육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질서지키기·정직·공중도덕 등 기본적인 것들을 어릴 때부터 철저히 교육시켜 어린이가 어른이 돼서도 생활속에서 이를 실천해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 어른들의 가장 큰 문제는 알고 있으면서도 실천하지 않는데 있으며 자신만은 예외라고 생각하는 이중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장 급하게 요구되는 일들을 하나하나 추스르 나가면서도 동시에 미래의 주역들에 대한 철저한 도덕교육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것은 영어단어 하나, 수학공식 몇 개를 외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이다. 영어·수학을 잘해 일류대학을 나오고 높은 지위와 부를 쌓는다 해도 사소한 「공중도덕과 예의범절」을 실천하지 못하면 존경받는 사람이 될 수 없을 것이다. 「기본이 바로 선 나라」, 그런 나라를 세우는 데는 초등교육부터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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