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오르면 변동債 손해 '고정' 전환 잇달아공기업인 K사는 그동안 원화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주로 고정금리채권을 발행해왔다. 그러나 지난 2000년부터는 금리가 하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원화 변동금리채권으로 바꿨다.
그런데 최근 국내금리가 하향세를 멈추고 상승기미를 보이자 금리 스와프거래로 바꾸었다.
거래만기는 3년. '3개월 양도성예금증서(CD) 유통수익률+0.4%'의 변동금리를 5.8%의 고정금리로 교환했다.
다시 말해 K사는 3개월마다 정해진 이자지급일에 맞춰 스와프 거래은행으로부터 변동금리이자를 받고 대신 고정금리이자를 은행에 지급한다. 은행에서 받은 변동금리이자는 채권소지자에게 그대로 다시 지급한다.
물론 현 시점에서 보면 교환한 고정금리가 다소 높다. 그 차이가 바로 '스와프 비용'이다. 그러나 그 비용을 지불하면서 앞으로의 금리 상승에 따른 위험으로부터 안전해지는 것이다.
◇ 금리스와프, 왜 하나
공기업인 K사처럼 금리 스와프는 금리변동에 따른 손실을 피하기 위해서 한다. 최근 이뤄지고 있는 금리스와프거래는 주로 변동금리를 고정금리로 바꾸기 위한 것이 대부분이다.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의미다.
변동금리채권은 발행시점에 정한 금리대로 이자를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금리의 변화에 따라 일정기간마다 재조정한다. 때문에 시중금리가 오르면 변동금리채권은 발행자에게 불리하다.
변동금리는 대개 양도성예금증서(CD)유통수익률을 기준금리로 하고 여기에 가산금리를 붙여 3개월 단위로 재산정한다.
금리가 오르면 변동금리 부채를 짊어진 경우 뿐만 아니라 회사채(고정금리)를 매입해 갖고 있는 투자자도 손해를 본다. 이런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금융기법이 바로 금리스와프다. 변동금리를 고정금리로 전환하면서 약간의 '스와프 비용'을 지불하면 된다.
◇ 거래 수요 폭발적 증가
이 같은 장점 때문에 금리스와프 거래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작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별로 관심을 끌지 못했던 금리스와프시장은 작년 4분기 투신사의 금리 스와프거래가 허용되면서 시장은 활기를 띠기 시작했고, 최근 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은행들간 거래액만 하루 평균 5,000억~6,000억원에 이르고 있다.
비은행 거래를 포함하면 1조원 안팎이다. 이런 추세라면 올 하반기에는 하루 2조~3조원까지 이를 것으로 보인다.
◇ 금리 스와프방식, 어떤게 있나
금리 스와프거래를 위해 은행을 찾는 고객은 여러 가지 유형이 있다. 그러나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금리상승에 대비해 변동금리 부채를 고정금리 부채로 전환하는 경우다. 스와프거래의 전형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차입비용을 줄이기 위한 새로운 기법으로 금리스와프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를테면 차입비용을 줄이기 위한 스와프다. 대기업인 D사의 경우 만기도래하는 고정금리 회사채의 차환발행을 검토했다.
증권사가 제시한 금리는 연 6.9%. 그러나 D사는 고정금리로 차환발행하는 대신 국민은행에서 3년만기 변동금리 일반자금을 '3개월 CD수익률+1.2%'의 조건으로 빌린 후 금리스와프를 이용해 고정금리로 다시 바꾸었다. 이렇게 하면 6.8%의 고정금리로 교환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고정금리채권으로 차환발행하는 것에 비해 0.1%의 금융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수백억 또는 수천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경우 0.1%는 결코 작은 것이 아니다.
또 다른 하나는 역(逆)변동금리채. 기업은행은 지난 15일 '역변동금리채권(inverse FRN)'방식으로 600억원 규모의 금융채를 발행했다.
변동금리는 양도성예금증서(CD)에 연동되는 기준금리에 일정 금리를 더하는 방식으로 시장금리의 변화를 반영하지만 역변동금리는 거꾸로 고정금리에서 CD금리를 빼는 방식. 따라서 역변동금리채권의 수익률은 시장금리와 반대로 움직인다.
변동금리채권 등 시장금리에 연동하는 채권을 많이 발행하거나 보유한 입장에서는 자체적으로 금리위험을 피할 수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처음부터 고정금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때보다 0.6~0.7%포인트 정도 조달비용이 줄였다"고 말했다.
성화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