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로비' 김동훈씨 샘소나이트 가방은 몇개?
현금 전달 수단으로 이용 현재 드러난 것만 10개
이혜진기자 hasim@sed.co.kr
김동훈의 샘소나이트는 도대체 몇 개?
현대차 로비스트로 활동한 김동훈 전 안건회계법인 대표의 샘소나이트 가방이 화제가 되고 있다. 아주금속과 위아의 채무 탕감을 위해 금융권 등에 총 35억원의 현금을 뿌린 김씨는 '포장용기'로 샘소나이트를 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김씨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인물을 총 7명. 공소장과 재판에서 나온 진술에 따르면 이들 중 6명은 김동훈으로부터 샘소나이트 가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의 주장에 따르면 가방을 가장 먼저 받은 이는 변양호 전 재경부 국장이다. 김씨는 2001년 7월 과천 청사 사무실에서 5,000만원이 든 샘소나이트 가방을 건넨 것을 시작으로 이후 인근 일식집, 강남의 술집 등에서 총 3개의 샘소나이트 가방에 2억원을 담아 전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박상배 전 산은부총재와 이성근 전 산은캐피탈 사장에게도 같은 종류의 가방이 건네졌다. 김씨는 2002년1월에 5,000만원이 든 샘소나이트 가방 2개씩을 이들에게 각각 건넸다고 최근 열린 공판에서 말했다. 이후 박 전 부총재에게는 1억5,000만원~2억5,000만원이 든 여행용 가방 7개를 더 건넸다. 2억을 초과하는 금액을 전달할 때는 '운반 편의'를 위해 바퀴달린 가방에 담았다는 게 김씨의 주장. 이 여행용 가방이 같은 브랜드 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지난 24일 구속된 연원영 전 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 김유성 전 대한생명감사, 이정훈 캠코 부장에게도 5,000만원이 든 샘소나이트 가방이 총 4개가 건네졌다.
한편 김씨는 1,000만원 단위의 돈을 건넬 때는 쇼핑백을 이용했기 때문에 5차례 걸쳐 7,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하재욱 전 산은 팀장은 이 가방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동훈씨가 이같이 샘소나이트 가방을 애용하자 검찰 역시 수사 과정에서 샘소나이트 가방을 주목했다. 검찰은 박 전 산은 부총재의 집을 압수수색하면서 샘소나이트 여행가방을 증거물로 압수해와 박 전 부총재를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이같이 샘소나이트 가방을 애용한 것은 이 가방이 중년 남성들이 소지하기에 크게 눈에 띄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김씨가 특정 브랜드의 가방을 언급한 이유는 진술의 신빙성을 높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김씨가 현대차측으로부터 로비자금 명목으로 받은 돈 35억원중 17억원은 아직 용처가 규명되지 않은 상태다. 김씨가 제공한 샘소나이트 가방이 몇 개나 더 있는지, 누구의 손에서 나올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입력시간 : 2006/06/25 16: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