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융서 은행으로 유입 총유동성 현상유지속 M2·MCT증가율 급상승지난달 정책당국이 단행한 4단계 금리자유화로 금융권 내에 자금이동이 급격히 일어나면서 통화지표가 흔들리고 있다.
한은은 지난해 4월 신탁제도 개편으로 시중 자금이 은행 금전신탁으로부터 은행예금으로 급격하게 이동하자 중심통화지표를 총통화(M2)로부터 MCT(총통화+CD+금전신탁)로 바꾼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지난 7월부터 실시된 4단계 금리자유화의 여파로 시중 자금이 은행의 MMDA(시장금리연동부 수시입출금식 예금) 상품으로 대거 이동하자 중심통화지표를 놓고 한은이 적잖이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해 있다.
전체 시중 유동성에는 큰 변화가 없으나 종금사 어음관리계좌(CMA)와 투신사 단기시장성상품(MMF)의 자금이 은행 MMDA로 이동함에 따라 M2와 MCT 증가율이 동반상승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은은 내부적으로 기존의 통화지표 외에 MCT에 표지어음을 더한 지표와 간이M3지표도 통화관리에 참고하고 있다.
물론 가장 합리적인 통화지표는 총유동성지표인 M3이다. 그러나 아직 금융산업의 제반여건이 미비, M3지표는 속보성이 크게 떨어져 한은이 공식적인 중심통화지표로 사용하지는 못하고 있다.
금융제도 개편에 따른 급격한 자금이동의 여파는 이처럼 통화지표를 교란시킴으로써 가뜩이나 불안한 자금시장을 더욱 혼란스럽게 하고 있는 실정이다.
즉 과거에는 한은의 통화관리지표로서의 M2가 안정적인 성격을 가져 시장 참여자들이 M2를 기준으로 한은의 통화관리 방향을 예측, 어느정도 안정적인 자금계획을 세울 수 있었으나 이제는 통화지표 자체가 흔들려 한은의 통화관리가 어느 방향으로 튈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한은이 누누이 M2가 더이상 통화지표로 간주되지 않는다고 천명해도 자금시장에서는 여전히 『M2의 수위가 높아져서 한은이 통화관리를 강화할 것』이라는 예측이 설득력을 가지고 나돌아다니는 것도 바로 이같은 통화지표의 혼란에 따른 것으로 봐야 한다.
자금시장 일각에서는 통화관리지표로서 최선책인 M3를 중심지표로 채택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시장 내에 불안감이 팽배했던 지난 7월 정책당국이 4단계 금리자유화를 발표한 것이 너무 성급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 단계에서는 단기적으로 한은이 중심통화지표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밝힘으로써 통화지표와 관련한 자금시장의 불안심리를 불식시키는 적극적인 대처가 요구된다. 장기적으로는 M3지표의 속보성을 하루빨리 확보, 제도개편에 따른 자금흐름의 변화까지도 포괄할 수 있는 중심통화지표를 채택하는 것이다.<김상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