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되네.’
검찰이 고민에 빠졌다. 한 일선 변호사가 “변호사가 만드는 서류는 사람들을 속이려고 만든 게 대부분”이라고 말한 이용훈 대법원장의 발언을 문제 삼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건 때문이다.
검찰은 통상의 고소 사건 처리 절차를 따른다는 방침이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28일 “사건이 접수된 이상 형사부에 고소 사건을 배당하고 차근차근 사건의 배경과 내용을 따져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경우 이 대법원장에 대한 직ㆍ간접적인 조사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가능성은 낮지만 소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검찰이 사법부의 최고 어른격인 이 대법원장을 쉽게 소환하기에는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대법원장의 조사 방식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며 고심 중임을 시사했다.
이런 이유로 검찰 내부에서는 고소를 각하하는 방안이 고개를 들고 있다. 피고소인의 행위가 명백히 죄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될 경우 검사는 고소를 각하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명분이 있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이 대법원장의 발언이 명예훼손 요건을 충족한다는 의견이 검찰과 변호사들 사이에 적지않은 상황에서 고소를 각하할 경우 또 다른 시빗거리를 낳을 수 있어 검찰은 신중할 수밖에 없다. 특히 현 사법부 수장에 대한 ‘현관예우’라는 역풍을 살 우려가 있어 검찰을 고민스럽게 하고 있다.
변호사 한명이 대법원장을 상대로 고소를 한 것이기 때문에 해프닝으로 넘겨버릴 수도 있지만 사법개혁의 주도권을 누가 쥐느냐를 놓고 법조 3륜간 신경전이 한창인 상황에서 검찰이 어떤 행보를 취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은 이번 사건을 형사1부에 배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