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농협 회장 제왕적 권력 제동] 농협 은행부문은 비대한 부실 공룡

심사과정 허술하고 묻지마 PF 손실 커 부실대출 비율 2% 넘어<br>농민지원 보다 금리장사, 단위농협도 본연 기능못해

농협의 은행(신용) 부문은 그동안 덩치 이상으로 부실에 과도하게 노출돼왔다. '묻지마 대출'로 이뤄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인한 손실이 큰데다 일반 대출도 시중은행에 비해 제대로 된 심사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다. 심하게 표현하면 '비대한 부실 공룡'인 셈이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농협은행의 지난 9월 말 현재 부실대출(고정이하여신) 잔액은 3조1,000억원에 달한다. 부실대출 비율만 2.08%다. 농협(147조6,000억원)과 대출규모가 비슷하고 같은 특수은행인 기업은행(140조9,000억원)은 부실대출 비율이 1.76%에 그쳤다. 정범구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농협이 2005년부터 2011년 8월 말까지 신용(대출)사업을 하면서 발생한 손실은 3조7,000억원에 이른다. 대출을 해주고 상환받지 못해 부실 채권을 매각하면서 발생한 손실이 6,000억원이었고 손실로 처리한 채권이 3조1,000억원이었다. 부동산 PF 대출로 인한 손실도 8,300억원에 달했다. 이중 1,343억원은 임직원의 불법ㆍ부당대출로 인한 것이었다. 일반 대출시 임직원의 불법ㆍ부당대출에 따른 피해금액도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간 3,12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저축은행에서나 나올 법한 비리가 농협에서도 재연되고 있는 셈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농협의 경우 심사과정이 상대적으로 허술하고 눈먼 자금이 많아 대출 부실이 많은 편"이라며 "시중은행에 비해 다소 느슨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농민 등 서민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단위 농업협동조합도 문제가 많기는 마찬가지다. 이런 사례는 단위 농협에서 심심치 않게 터져나온다. 이 때문에 농민 지원이라는 본연의 기능에서 이탈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실제로 이달 초 대검찰청은 대출자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가산금리를 인상해 수십억원대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과천농협 조합장 등 3명을 구속했다. 농민 지원보다는 금리인상을 통한 이득을 취득해 본래의 역할에서 멀어졌다는 뜻이다. 지난해 단위 농협의 당기순이익은 무려 1조4,961억원으로 전년도보다 2,695억원 증가했다. 자산 증가와 함께 예대마진 증가, 즉 금리장사를 한 게 수익이 늘어난 원인이라고 금융감독당국은 분석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농협이 진정으로 선진화한 지배구조를 갖추려면 신용 부문의 여수신 체계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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