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증권투자회사법을 개정해 적대적 M&A를 허용한 데 이어 국내외 금융기관들이 신종 금융기법을 동원, 인수자금대출에 적극 나섬에 따라 앞으로 M&A 열풍이 거세게 불어 닥칠 전망이다.특히 외국 금융기관들이 한국시장에 본격 진출, 미국에서 불기 시작한 M&A열풍이 유럽과 일본을 거쳐 IMF의 태풍을 타고 한국에 본격적으로 상륙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주도적인 M&A활성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관련법은 여전히 금융회사가 인수기업에 자금을 지원하거나 인수자가 금융회사에서 자금을 빌리는 것을 제한하고 있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M&A 경험이 100년이나 앞선 미국 등 외국계 투자은행들은 아무런 제약이 없어 M&A시장이 자칫 외국사들의 사냥터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M&A열풍, 한국 상륙
미국은 한해 3,000여건의 M&A가 일어나고 있다. 우리나라도 IMF 이후 구조조정의 일상화되고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강조하면서 M&A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바뀌고 있다.
보수적인 은행을 비롯한 금융회사들도 M&A 자금을 지원하기 위한 기업인수자금대출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M&A를 통해 기업은 성장하고 시장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면서 자금조달능력도 좋아지게 되고 금융회사는 안전하고 높은 수익을 얻는 자산운용을 하게 돼 M&A 활성화는 기업과 금융회사가 상생하는 윈윈전략으로 인식되고 있다.
◇LBO, 주요 M&A 수단으로 부상
쌍용양회는 지난 1월14일 쌍용정보통신의 지분 384만주를 미국 칼라일에 4,624억원에 매각하기로 기본계약을 체결했다. 칼라일이 지불해야 할 인수대금 4,600억원은 적은 금액이 아니다.
보통 M&A에 들어가는 자금은 적게는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수천억원. 아무리 큰 회사라도 이런 자금을 갖고 있다가 일시에 지급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이런 경우 인수할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기업을 인수하는 LBO방식을 활용하게 된다.
결국 M&A가 활성화되면 LBO기법을 많이 이용하게 된다. 미국도 M&A의 70~80%는 LBO방식을 통해 성사된다. 칼라일도 국내외 금융회사들과 접촉하면서 자금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에서도 LBO가 본격화된 시기는 M&A가 활성화된 시기와 맞물린다. 지난 99년 현대전자가 LG반도체를 인수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사이스이천열병합발전을 1,500억원에 매각했다. 이때 사이스에너지는 국내외 금융회사로부터 자금을 조달받아 인수했다.
또 지난해 10월 J.P 모건은 대우통신 사업부문을 인수하는 머큐리에 LBO 기법을 활용해 3,400억원의 자금을 주선했다.
JP모건은 "한국의 M&A시장이 활성화됨에 따라 지난해 2건에 그쳤던 LBO를 올해는 수십 건을 추진하고 있고 이중 6~10건의 협상이 성사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JP모건은 대우통신의 통신사업부문 인수를 시발점으로 한국 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임석정 JP모건 서울지점장도 "핵심업종 위주의 구조조정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고 정부가 M&A시장 활성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힌 만큼 LBO시장에 대한 전망은 어느 때보다 밝다"며 "투자위험을 극소화하면서도 30% 이상의 높은 수익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국내 금융기관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닥 우회상장 수단으로 활용
코스닥에 비등록된 많은 업체들이 코스닥에 등록된 업체를 인수해 등록하려는 백도어리스팅(뒷문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Y, S, C, N, D 사등 많은 코스닥 업체들이 백도어리스팅 대상으로 언급되고 있다. M&A를 통한 백도어리스팅의 활성화도 결국 LBO의 활성화로 연결된다.
최근 코스닥업체를 인수한 코리아인터넷정보통신도 인수할 코스닥업체의 주식을 담보로 금융회사로부터 자금을 조달받아 인수에 성공했다.
우승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