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주고 받아야 할 국제화

정부가 한국을 동북아 금융허브로 만들겠다고 공표한 지 수년이 지났지만 아무런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는 처음부터 무리가 많았던 계획이었고 언어 및 제반 인프라가 동남아 국가들과 비교해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국내에 팽배해 있는 ‘일방적’ 사고 방식이 문제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다른 국가나 외국기업으로부터 무엇을 얻기 위해서는 우선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한다. 국민정서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쌍방적’이 아닌 ‘일방적’ 사고는 이기적으로 비쳐지고 이로 인해 외국 기업은 실망하고 떠날 수밖에 없다. 일방적인 사고는 신세대에게도 뿌리내려 있다. 최근 신입사원 인터뷰에서 해외에 나가 있는 한국 기업의 지사장은 한국인이어야 하고 국내에 나와 있는 외국 기업의 수장이나 경영진도 한국인이어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 놀란 적이 있다. 현실적인 예로 국산 자동차의 수출이 증가하면 고무적인 일이고 외제 자동차의 국내 판매가 증가하면 눈총을 받는다. 기업의 활동조차 이러니 공기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외국인 수장을 뽑는 것은 상상조차 하기 힘든 일이다. 일본의 경우를 예를 들어보자. 일본 2위의 자동차 회사인 닛산자동차는 수년 전 유동성 문제로 프랑스 르노사에 인수됐다. 이 회사는 외국인 사장이 부임한 후 흑자로 전환됐고 일본 경제에 상당한 기여를 하는 기업으로 다시 돌아왔다. 지극히 보수적인 일본 사회에서 가능한 일이 한국에서는 어려운 이유가 무엇일까. 이는 정치ㆍ외교ㆍ무역ㆍ경제정책 등에 ‘일방적' 사고가 팽배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남이 나를 이해해 주는 것은 당연하고 내가 남을 포용하기는 망설여지기 때문이다.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지만 그 속도와 깊이는 아직 미비하다. ‘국제화’라는 세계적 추세에 동참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일방적' 사고를 서둘러 바꿔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의 폐쇄적이고 틀에 박힌 교육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또 해외의 전문 교육 경영인과 교사들을 과감히 기용하는 것도 시급하다. 이데올로기 논쟁을 하고 있는 현재와 같은 교육시스템을 가지고는 세계가 아니라 동북아에서조차 우리의 목소리를 찾을 수 없다. 문을 닫으면 안에 갇힐 수밖에 없다. 대원군이 우리에게 물려준 뼈아픈 ‘멍에’를 거울로 삼아 '세계화'의 진정한 의미와 교육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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