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10일 노무현 대통령의 재신임 발언 직후 공직자들의 골프장 및 고급 유흥업소 출입 자제령을 내려 고위 공직자들의 경우 지난 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대부분 주말 골프 약속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17일 국무조정실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골프 금지령은 지난 11일 고건(高建)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긴급 국무위원 간담회에서 결정됐다. 당시 고 총리는 재신임 정국에 대한 정부 입장 발표를 위해 다음 날 국무위원 간담회를 한 차례 더 갖자고 제안하면서 “골프 약속이 있는 국무위원들도 반드시 참석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따라 국조실은 각 부처 및 기관 감사관실을 통해 “재신임 정국으로 국민이 국정 불안을 우려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골프를 자제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고 총리는 16일 대국민 담화에서 “엄정한 공직 기강 확립을 위해 사정기관 합동으로 `특별 점검반`을 편성하겠다”며 공직사회의 긴장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간담회에서 강금실 법무장관은 “골프도 조깅처럼 여러 운동 중 하나인데 굳이 금지할 필요가 있느냐”고 의문을 제기했고, 일부 국무위원들도 노 대통령 부부가 직접 골프를 즐길 만큼 골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바뀌었음을 지적하며 간접적으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