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의 수출 효자상품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TFT-LCD(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의 공급부족이 연말께는 해소되고 가격도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와 주목되고 있다.미국의 시장조사 업체인 스탠퍼드 리소시스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해말부터 지속된 TFT-LCD의 공급부족 현상이 연말께 크게 완화되고 내년 초부터는 공급이 수요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내 업계는 이같은 예측이 기우(杞憂)에 불과할 뿐 공급부족 현상이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공급부족 해소 전망의 근거= 스탠퍼드 리소시스는 최근의 가격 폭등세가 전통적으로 생산량이 수요를 초과하는 LCD산업의 특성을 볼 때 정상적인 현상 이 아니라고 지적하면서 연말께 공급난이 완화되는 것을 기점으로 가격도 올 4·4분기에는 3~4% 정도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스탠퍼드는 이같은 예측을 근거로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 업체들의 지속적인 생산확대와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잠잠했던 타이완(臺灣) 업체들의 본격적인 설비증설을 꼽고 있다. 특히 일본 업체들의 지원을 받은 타이완 업체들이 그동안 지속적으로 설비를 늘려왔기 때문에 조만간 대만 제품들이 시장을 교란할 것이라는 게 스탠퍼드의 예측이다.
◇적어도 내년까지는 지속된다= 국내 업계는 타이완 업체들의 설비증설이 부담이 되긴 하지만 대세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타이완 업체들이 생산설비를 늘렸다고 하지만 필수부품인 유리기판과 드라이버 IC(직접회로)· 백라이트 등이 턱없이 부족해 제품 생산량을 늘리고 싶어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현재 유리기판 생산업체는 미국의 코닝· 일본의 NEG와 아사히글라스· 한국의 삼성코닝 등 4개 업체에 불과해 이들이 가지고 있는 용해로만으로는 기판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얘기다. 또 드라이버 IC나 백라이트 등도 수요증가에 대비한 양산체제를 갖추지 못해 이를 공급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요가 계속 늘어난다는 점도 국내 업체들이 TFT-LCD의 호황 지속을 낙관하는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LCD의 최대 수요처인 노트북의 경우 올해 전세계 수요를 1,830만대로 예상했으나 이미 1·4분기 판매가 전년 동기에 비해 25%이상 늘어나 이같은 속도로 가면 올 연말까지 2,000만대 이상이 팔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올해 200만대가 판매될 것으로 예상됐던 모니터도 1·4분기 중 이미 85만대가 팔려 올해 400만대는 무난히 팔리고 내년에는 700만대 이상 판매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공급부족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타이완 업체들의 추격이 거세진다 해도 부품이나 수요측면에서 볼때 큰 영향은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이미 한국 업체들의 경우 세계 PC업체들로부터 내년도 주문까지 이미 받아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LCD의 호황국면은 적어도 내년까지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고진갑 기자 G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