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톈안먼 25주년 맞는 중국, 온라인에도 재갈 물려

구글 검색·이메일·번역 등 주요 서비스 접속 차단

사건일 날짜도 검색 안돼

중국 당국이 4일 톈안먼 사태 25주년을 앞두고 최고수위의 경계에 나선 가운데 온라인에서도 구글 서비스를 광범위하게 차단하는 등 강력한 단속을 벌이고 있다.

중국의 인터넷 검열 감시기구인 그레이트파이어(GreatFire.org)는 2일(현지시간) 중국 민주화운동의 상징인 톈안먼 사태 25주년을 앞두고 중국 검열 시스템인 '만리방화벽'이 구글 서비스 접속을 차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레이트파이어는 접속차단이 구글 검색은 물론 이미지 검색, 전자우편 '지메일', 번역 등 거의 모든 서비스를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사이트는 지난 2일 오전 현재 베이징과 선전·네이멍구·헤이룽장성·윈난성에서 구글닷컴과 구글홍콩·지메일에 접속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레이트파이어 공동 창립자는 "구글에 대한 접속차단은 중국 당국이 인터넷 접속차단을 처음 시작한 1990년대 이래 가장 강력하다"고 밝혔다. 구글은 중국 정부의 인터넷 검열에 반발해 중국어 검색엔진 서버를 2010년 홍콩으로 옮겨 서비스해왔다. 중국 정부는 음란물, 도박 및 공산당에 유해한 정보의 접속을 차단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중국에서는 페이스북·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유튜브에 접속할 수 없다.

관련기사



이에 대해 구글 측 대변인은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지만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다만 접속차단 문제가 불거진 지난주 말 이후 중국에서 구글로 유입되는 트래픽 양은 50%나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강력한 단속기류는 톈안먼 사건 25주년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구글을 통해 이 사건과 관련된 발언과 정보가 유포될 소지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중국 최대 검색포털 바이두와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 등에서는 톈안먼 사건일인 1989년 6월4일을 의미하는 '6-4-89'와 검열을 피하기 위해 '6월4일' 대신 쓰는 '5월35일'의 검색이 차단되고 있다. 심지어 중국어로 '6·4'와 발음이 같은 '버드나무실크(柳絲)'라는 단어도 인터넷에서 검열되는 실정이다.

중국 매체비평 사이트 단웨이의 창립자인 제러미 골드콘은 "중국 정부가 침묵시킬 수 있는 모두의 입을 다물게 하고 차단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차단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 정부가 최근 몇주 동안 톈안먼 사태에 대해 논의하거나 기념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반체제 인사나 학자 등 수십명을 체포하는 등 매우 공격적으로 단속을 벌여왔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했던 중국 출신 호주 예술가 궈지엔도 1일 저녁 중국 공안당국이 베이징 교외수용소에 억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궈지엔은 톈안먼 사태 이후 호주시민권을 얻어 호주에서 생활하다 2005년 중국으로 돌아와 예술활동을 하고 있었으며 FT와의 인터뷰에서 25년 전 예술학교 학생 신분으로 톈안먼 시위에 참가했던 경험을 밝힌 바 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