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타이, 고금리 정책채비 마무리

경기위축 공공지출 확대로 만회, 성공가능성 우려 목소리 높아 타이정부가 과연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을까. 지난 97년 아시아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타이의 탁신 시나왓 총리가 중앙은행 총재 교체라는 강수까지 둬가며 자신이 구상한 경제정책을 강행할 준비를 마무리했다. 그의 정책은 금리인상으로 외화유출을 방지하는 한편 금리인상에 따른 경기위축은 정부공사 발주 등 공공지출 확대를 통해 만회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탁신 총리는 금리인상이 경기회복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를 반대해온 전임 차투몽곤 소나쿤 중앙은행 총재까지 해임했다. 이에 부응하듯 타이 중앙은행 신임 총재로 임명된 프리디야손 데바쿨라는 부임 첫날인 4일 취임 일성으로 "IMF 금융위기 당신 빌린 외화채권에 대한 만기가 최근 도래해 외화유출이 심각하다"며 "이를 방지하고 바트화 가치를 안정시키기 위해 기준 금리를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그는 "정부의 공공지출 확대 정책을 지지하며, 시중 은행들도 기업에 대한 대출을 확대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금융시장은 이 같은 그의 발언에 대해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달러화 대비 바트화 가치는 전날대비 0.15바트 상승한 45.35바트를 기록했으며, 주가도 소폭 상승했다. 그러나 관련 전문가들은 금리인하를 통해 경제성장을 자극하는 방식과 정반대인 이 같은 정책기조에 대해 '성공여부가 불투명한 모험'으로 평가를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탁신총리의 새로운 정책이 실패할 경우 자칫 97년과 같이 타이 발 금융위기가 또다시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이들이 우려하는 것은 기업들의 금융조달 비용이 늘어나면서 아직까지 경영상태가 열악한 기업의 파산이 더욱 증가할 것이란 점이다. 기업의 도산증가는 현재도 총 여신의 20%가량이 부실채권인 은행들의 무수익 여신을 더욱 부풀려 타이 금융시스템을 불안정한 상태로 몰고 갈 가능성이 높다. 재정지출 확대에 따른 경기활성화보다 고금리로 인한 기업연쇄 도산이 먼저 발생할 경우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장순욱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