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혁의 국제 금융시장] 美투자은행, 대형은행과 M&A바람
잘 나가는 미국계 투자 은행들이 대변혁이 예고되는 국제금융시장에서의 생존을 위해 구조조정을 감수하며 대형 은행에 스스로 몸을 맡기고 있다. 잘 나갈 때 고통을 감수하며 미래를 대비하는 이 같은 모습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대형 시중은행인 체이스맨해튼과 투자은행인 J.P. 모건의 합병사인 J.P. 모건 체이스가 공식 탄생하던 지난 2일 J.P. 모건의 유럽지역 책임자 조 맥헤일은 20년 넘게 일했던 직장을 떠났다. 합병이후 두 명의 유럽담당 총책임자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를 비롯한 J.P. 모건 출신의 대다수 직원들은 지난해 장사가 잘돼 두둑하게 받은 연말보너스를 위로금으로 생각하며 합병에 따른 구조조정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미 투자은행들이 기업간 인수합병(M&A), 기업공개(IPO), 증시 활성화 덕에 고액 연봉을 받는 등 잘 나가고 있음에도 불구, 일부 직원의 해고까지 감수하며 덩치가 큰 대형 시중은행들과 합병하고 있다. 또 합병파트너로 자국은행뿐 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대형은행들까지도 서슴지 않고 선택하고 있다.
이 같이 대형은행과 합병한 투자은행은 지난해 만도 J.P. 모건, 페인웨버, DLJ등이 있다.
현재 투자은행 중 독자적으로 남아있는 회사는 이른바 '빅3'로 불리 우는 골드만 삭스, 메릴린치, 모건 스탠리 딘 위터 등이 고작. 이들의 합병설 역시 끊임없이 월가로부터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대형은행뿐만 아니라 아메리카 인슈어런스, 프루덴셜 등 보헙사들도 그 파트너로 거론되고 있다.
M&A 등으로 큰돈을 벌고 있는 이들이 자신을 인수해 줄 대형 금융기관을 찾아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투자은행들이 대형 금융기관에 편입하지 않고는 생존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들은 수년전부터 미 경제가 둔화될 경우 자신들이 투자한 정크본드 등 고수익ㆍ고위험 자산이 부실화 될 것을 우려, 덩치가 큰 시중은행과의 합병을 서두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잘 나갈 때 미래를 준비했다는 얘기다.
또 이들은 대형은행과의 결합을 통해 자신은 전위를 담당하고 시중은행은 후방의 든든한 지원부대 역할을 함으로써 세계금융대전을 펼칠 진용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같은 진용을 갖춘다는 것도 세계금융대전에 참여할 수 있는 기본 준비만 갖춘 것이고 최후 승자는 소수에 불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그 소수는 몸으로 비유하면 혈액과 같은 자금을 각국에 공급하는 세계의 심장이 될 것이란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장순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