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내가 쓰는 약을 남에게 알리지말라

제약업계 '비밀 약' 마케팅 인기

남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나만의 콤플렉스를 몰래 해결해 주는 소위 `비밀 약(Secret Drug)' 마케팅이 인기를 끌고 있다. 1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이들 약은 대부분 대인접촉이 많은 낮 시간보다는 저녁에 복용하거나 바르는 경우가 많아 다른 사람들의 눈을 피해 환자들의 자신감을 회복시켜준다는 공통점이 있다. 바르는 땀 치료제 '드리클로'는 집에서 저녁에 한번 바르고 자면 1~2주간 낮 동안에도 땀 없이 감쪽같이 지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 약은 여름철 땀이 많은 사람들에게 특히 인기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노출의 계절 여름엔 털을 숨기는 것도 고민거리 중 하나다. 옥시 레킷벤키저는 최근 여성전용 제모제 '비트'를 출시했다. 회사측은 남들에게 들킬 염려가 없고 통증을 느끼는 감각도 무뎌지는 자기 전에 제품을 사용할 것을추천하고 있다. 3~4일에 한번씩 원하는 부위에 바른 후 물로 씻어내기만 주면 보기 흉한 털을 제거할 수 있다는 게 회사측 주장이다. 발기부전 치료제 '레비트라'(바이엘)와 '시알리스'(릴리)도 발기부전 치료제를복용하는 대부분의 남성들이 상대방에게 노출되는 것을 꺼리는 특성을 마케팅에 적극 이용하고 있다. 시알리스는 '퇴근 전에 아내 몰래 복용하세요'라는 독특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성관계를 원하는 날 퇴근 전에 먹으면 약을 먹고 성관계를 갖는 것에 대한 아내의 거부감을 없앨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 같은 문구를 만들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레비트라는 발기부전 상담이 쑥스러울 때 의사 앞에서 '엄지손가락'만 조용히치켜 들면 상담이 이뤄지도록 하는 '엄지손가락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회사측은 엄지손가락을 세우면 발기부전을 떠올릴 수 있도록 함으로써 환자의 비밀스런 대화욕구를 해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든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매일 저녁 잠자리 들기 전 바르고 자면 2주 후 자외선으로 인한 기미와 잔주름 등이 치료된다고 주장하는 피부노화치료제 '스티바-A'와 저녁에 샤워 후 바르고 자면 남성호르몬이 보충된다고 광고하는 '테스토겔' 등도 '비밀 약' 마케팅의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비밀 약' 마케팅은 최근 새롭게 등장은 업계의 마케팅 전략"이라며 "이 같은 마케팅은 사용중인 약을 공개하기 싫어하는 소비자의 심리와 맞아떨어져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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