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명확한 北도발'에 내심 당혹‥한미 서해훈련에도 일단 관망

[北 11·23 연평도 도발] 국제사회 압박 몰린 中자세 바뀌나<br>천안함 상황과 달라 감싸기 한계… "이참에 경고줘야" 내부의견 불구<br>"북자극땐 한반도 불안 커져" 인식… 공식적 입장변화 표명은 없을듯


중국이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과 관련해 미국 등 국제사회의 계속되는 대북 영향력 행사 압박에 이번에는 변화된 모습을 보일 것인가. 중국은 공식적으로 지난 3월 천안함 사태처럼 이번에도 예의 '한반도 평화와 안정'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면서 남북한 간 사태 발생 원인에 대한 이견이 존재한다며 발을 빼고 있다. 서해 한미군사 훈련에 대해서도 무력위협은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를 불안하게 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사건 이후 전개되는 양상은 천안함이나 연평도 사건이나 기본적으로 닮은 꼴이다. 그러나 중국은 천안함 사건과 달리 연평도 사태는 북한의 도발이 명확하다는 점 때문에 내부적으로 곤혹스러워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천안함 사건 때 한미 서해훈련 계획이 알려지자 남중국해ㆍ동중국해는 물론 서해와 인접한 동북부에서 맞불 군사무력 시위에 나서는 등 호전적 자세를 보였다. 하지만 민간인까지 사망한 이번 사태에 대한 자위권 차원에서 28일부터 시작하는 이번 서해훈련을 제어할 명분이 약하다는 점 때문에 중국 외교부가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선에서 다소 관망 자세를 취하고 있다.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은 "중국은 사전에 어떤 통지나 연락 없이 북한이 우라늄 핵시설을 공개한 것에 이어 연평도 공격을 일으킨 데 대해 일종의 배신감 내지 당혹감을 느끼고 있다"며 "중국 내부에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대북한 정책에 대한 미세 수정에 들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 지도부 내부에서도 차제에 '제 멋대로인' 북한에 경고를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다 천안함 사태 때 같은 목소리를 냈던 러시아가 북한을 비판하면서 연평도 사건에 대한 유엔안보리의장성명 채택을 촉구하고 나서 중국의 북한 감싸기 정책이 사면초가에 몰리고 있다. 특히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오는 12월1월 방미를 앞두고 뭔가 미국에 전향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 정부의 이 같은 고민이 대외적인 대북 입장 변화로 나타나기는 힘들다는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전망이다. 기본적으로 중국 정부는 그렇지 않아도 국제사회에서 고립돼 불안정한 북한을 자극할 경우에 한반도의 안보 불안감이 더욱 커진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특히 북한이 권력승계 작업으로 예민한 시점에서 유일한 혈맹국인 중국마저 관계 변화를 가질 경우 중국으로서는 한반도 불안정이 더욱 극대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미국 클레어몬트멕케나대의 페이민신 교수는 파이낸셜타임스 기고문에서 "서방국가들이 중국에 대해 북한의 핵프로그램과 도발을 막으라는 압박을 강화하겠지만 중국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방안을 선택할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과 서방 간 한반도 해법을 바라보는 근본적인 차이가 존재한다"며 "서구 정치인은 중국을 좀 더 요령있게 비판하고 이슈를 중국의 관점에서 보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중국의 한반도 비핵화 의지와 관계없이 거듭 핵실험을 한 데 이어 이번에 또다시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한 점으로 미뤄볼 때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중국의 대북한 영향력이 그리 크지 않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서방과 중국의 인식차뿐 아니라 한미 서해훈련을 바라보는 중국의 시각이 다른 점도 미국과 중국의 본질적 갈등요인이다. 한미 양국은 서해훈련을 북한 도발에 대한 자위권 행사라고 말하고 중국은 미국이 동북아에서 패권 경쟁을 벌이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보고 있다. 결국 중국은 천안함 사태 때보다는 이번 연평도 사태에 대한 반응에서 다소 온도차를 보이고이지만 기본적으로 대북 스탠스를 바꾸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단 미국이 군사훈련과 함께 중국을 설득하기 위해 양국의 고위급 접촉을 시사한 만큼 양국 협상이 다각도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미국과 이 과정에서 갈등과 냉각기를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적정 시기가 지난 후 양국은 한반도 비핵화와 안정이라는 큰 틀에서 다시 한번 접점을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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