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美 USTR] 美 공세적 통상정책 편다

"각국 무역장벽 제거·대외수출확대 주력""미국민들에게 자유무역은 실질적으로 매우 중요한 문제다". 로버트 죌릭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지난달 30일 연례 무역장벽보고서를 공개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각국의 무역장벽을 제거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죌릭은 미국이 앞으로 자국에 불리한 각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을 수정, 대외수출을 늘리는 공세적 통상정책을 펼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지난 1988년 개정된 미 무역법에 의거, USTR이 해마다 발행하는 이 보고서는 미국의 대외 통상정책의 골간이 된다는 점에서 세계 각국, 특히 미국과 교역비중이 높은 국가들의 주목을 받아왔다. 교역국들은 미국이 지난해 3,690억달러라는 사상최대의 무역적자를 기록하는 등 막대한 교역불균형에 시달리고 있어 이번 보고서에 관심을 집중시켜왔다. USTR은 이번 보고서를 바탕으로 불공정 무역관행이 심각한 국가들을 우선협상 대상국으로 지정하고 이달 30일까지 발표하게 된다. 우선협상 대상국과의 협상이 여의치 않을 경우 미국은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거나 무역보복조치를 가하게 된다. ◇일본, 시장개방 확대해야=USTR은 일본이 통신, 농산물 등 분야에서 미국측에 약속한 시장개방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일본의 대미 무역흑자는 813억달러로 99년에 비해 10.8% 늘어났다. 보고서는 "일본정부가 자동차, 보험, 건설, 통신접속 등의 분야에서 미국과의 통상협정에 필요한 후속조치를 취하고는 있다"면서 그러나 "지난 몇 년간 일본경제의 침체로 그 과정이 순조롭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측은 "향후 합의가 완전히 이행되는지를 면밀히 감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일본 지역전화망의 95%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일본전신전화(NTT)가 시장지배력을 무기로 경쟁을 제한하고 있는 점이 지적됐다. 또 일본정부가 외국산 쌀 수입을 전면 개방하겠다고 약속하고도 국내 공급과잉, 수요감소 등을 이유로 수입량을 감축하려고 시도하는 점을 비난했다. ◇중국, 진입장벽 여전=중국당국이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앞두고 기존 무역규제들을 해제 또는 완화하고 있지만 새로운 규제조치로 교묘한 보호정책을 펴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상당히 많은 새로운 무역 규제정책이 도입되고 있어 교역장벽이 여전하거나 심지어 더 악화되기도 했다"는 게 중국에 대한 비난의 골자다. 중국측이 관세인하로 수입이 늘어나자 수입품에 대한 조사 및 검역과정을 까다롭게 하거나 자의적인 기준을 내세워 수입을 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특히 화장품, 의료장비, 농수산물 등의 분야에서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EU, 정책투명성 높여야=유럽연합(EU)에 대해선 정책당국의 불투명성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보고서는 EU 집행위와 각국 정부가 자국 산업과 농어민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지원책을 펴면서 이를 은폐 내지 부인하는 데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USTR은 "EU가 무역규제정책을 제정, 변경시 투명한 절차와 공개적인 의견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있다"며 "이런 관행의 해소가 앞으로의 무역분쟁을 최소화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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