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1월17일] 原潛 노틸러스호

1955년 1월17일, 최초의 원자력 잠수함 노틸러스호가 첫 운항에 나섰다. 노틸러스호는 골프공 크기만한 우라늄 원료로 단숨에 9만6,558㎞를 달렸다. 디젤기관이었다면 3백만갤론의 연료가 필요한 거리다. 1958년에는 북극 바다 밑 종단 항해까지 성공리에 마쳤다. 1870년에 출간된 쥘 베른의 공상과학소설 ‘해저 2만리’가 현실화한 셈이다. 디젤엔진을 쓰는 재래식 잠수함으로는 꿈도 꿀 수 없는 일. 산소를 공급받기 위해 잠수와 부상을 반복할 필요도 없어졌다. 노틸러스호에 자극받은 옛 소련은 노틸러스호(4,040톤)보다 5배 이상 큰 핵잠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오늘날 핵잠을 보유한 나라는 미국과 러시아ㆍ영국ㆍ프랑스ㆍ중국 등 5개국에 불과하다. 돈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미 해군의 최신형 잠수함 씨울프는 척당 30억달러를 웃돈다. 디젤엔진을 사용하는 재래식 잠수함의 가격도 만만치 않다. 산소공급 없이도 수주일 동안 바다 속에 머물 수 있는 신형 잠수함은 재래식이라도 가격이 최소한 3억달러 이상이다. 세계적인 조선기술을 갖춘 한국이지만 잠수함 분야는 뒤진 상태다. 같은 배라도 잠수함은 수상함에 비해 훨씬 정밀한 가공기술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으면 수중 압력을 견딜 수 없고 소음도 심하게 발생하는 게 잠수함이어서 건조기간도 길다. 잠수함의 성능이 그 나라의 자본력과 기술 능력을 평가하는 척도로 꼽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한국의 기술은 재래식 잠수함 중 최고로 평가받는 독일제 잠수함을 면허 생산한 경험을 토대로 중형 잠수함의 자체 설계ㆍ제작을 모색하는 단계다. 확인이 불가능하지만 개발 중인 한국형 잠수함의 동력이 원자력이라는 설도 있다. /권홍우ㆍ경제부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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