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투자성향·규모 감안 맞춤형 서비스… 고액자산가 모시기 경쟁



저금리로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한 돈이 넘쳐나면서 이들 자금을 유치하기 위한 증권사들간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증권사들은 특히 고액 자산가들을 유치하기 위해 고객들의 투자성향과 자산 규모를 감안한 맞춤형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투자증권은 이날 고액자산가(VVIP) 고객의 욕구에 맞춘 자산관리 및 인생설계 서비스 브랜드인 ‘프리미어 블루(Premier Blue)’를 론칭했다. 또 강남지역 5개 프라이빗뱅킹(PB) 점포를 통합한 국내 최대 규모의 ‘프리미엄 블루 강남센터’도 역삼동 강남파이낸셜센터빌딩에서 문을 열었다. 우리투자증권측은 40여명의 자산관리 전문가를 통해 대상 고객의 투자성향과 니즈를 감안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앞으로 강북지역에도 프리미엄 PB센터를 추가로 개설할 계획이다.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은 이날 “VVIP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자산관리 서비스와 라이프케어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자산관리 명가로서 명성을 쌓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액자산가 유치경쟁에서 한발 앞선 삼성증권은 ‘SNI’라는 브랜드로, 지난 6월 역삼동 강남파이낸셜센터에 첫 지점을 여는 등 고액자산가 대상 자산관리 서비스를 활발하게 하고 있다. 이 지점의 예탁자산은 지난 9월까지 4개월 동안 4,500억원이 증가하면서 업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또 지난달 초 장충동 호텔신라에 SNI지점을 추가했으며 11월에는 코엑스 인터콘티넨탈호텔 SNI지점도 문을 열기로 했다. 박경희 삼성증권 SNI강남파이낸스센터지점장은 “최근 투자자들은 랩어카운트를 비롯, ELS, 중국 내수혜주 펀드, 인플레이션 헤지 성향의 금 및 원자재, 물가연동채권 등에 관심이 많다”고 설명했다. 대우증권도 서울 청담동에 ‘PB클래스 갤러리아 지점’를 운영하면서 강남지역 고액자산가를 타깃으로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증권사들이 이렇게 고액자산가 대상 영업에 열을 올리는 것은 우선 이들이 가진 자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10억원 이상 자산가는 약 12만명으로 이들이 보유한 자산은 270조원이나 된다. 이는 전체 개인금융자산 2,100조원의 10%가 넘는 규모다. 게다가 고액자산가들은 금융시장 동향에 대해 민감하고 기타 일반 투자자들 투자의 바로미터가 된다는 점에서도 이들 시장에 대한 선점을 전체 자산관리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지름길이 된다는 것이다. 증권사들은 최근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를 내세워 일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영업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007년 우리투자증권이 자산관리 브랜드로 ‘옥토’를 처음 선보인 이래 현재까지 10여개 증권사가 이들 브랜드를 기반으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증권이 ‘POP’을, 대우증권이 ‘스토리’를, 현대증권이 ‘QnA’를, 한국투자증권은 ‘아임유’를 각각 운용하고 있다. 이들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는 고객의 자산을 투자자 개개인에 최적화시켜 관리해주는 서비스다. 그동안 PB들이 고액자산가들에게만 제공했던 것을 시스템화시켜 일반 투자가들에게 확대시킨 것이다. 최근 증권사들이 주력하고 있는 자산관리 상품은 랩어카운트와 퇴직연금이다. 최근 주가상승으로 부담을 느낀 투자자들이 펀드에서 돈을 빼 맞춤형 투자상품인 랩으로 옮겨가면서 대중화되고 있다. 자문형랩을 대표로 랩어카운트는 8월말 현재 32조원으로 올들어 12조원이나 늘어났다. 이와 함께 퇴직연금시장도 급성장하면서 이를 둘러싼 각축전도 치열하다. 지난 8월 현재 은행ㆍ보험ㆍ증권 등을 통털어 국내 퇴직연금사업자가 운용하고 있는 적립금 규모는 20조원으로, 내년말까지는 40조~45조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사들은 퇴직연금이 기존 자산관리서비스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으로 보고 유치전에 나서고 있다. 임형준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투자자 특성별로 차별화된 자산관리 투자상품이 요구된다”며 “고액 자산가 대상 전문적인 고부가가치ㆍ고비용 서비스와 함께 일반 투자자 대상의 저비용ㆍ안정성 중심의 서비스로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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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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