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업도 내핍, 개인도 내핍… 불황의 골 깊어간다

“장사가 너무 안돼 가게를 팔아버리고 다른 일을 찾아보고 싶지만 요새 일자리 얻기가 힘들어 어쩔 수 없이 장사를 계속하고 있다” 불경기가 장기화되면서 동대문에서 옷 가게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최근에는 가게가 망해서 나간 사람이 많아, 그나마 나 같이 장사를 하고 있는 사람은 사정이 나은 편”이라면 이같이 하소연했다. 경제주체들의 내핍경영이 사회전반으로 확산되면서 불황의 여파가 내수시장을 휩쓸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바닥이 어딘지 모를 정도로 경기가 얼어붙자 개인과 기업을 막론하고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내핍의 일상화가 소비위축을 부르고, 이는 다시 기업의 매출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서도 불황탈출의 조짐이 보이지 않자 대기업을 포함한 많은 업체들이 대대적 구조조정과 비용절감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나홀로 성장을 구가하고 있는 삼성그룹조차도 대외적으로는 공격적 투자를 밝히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환율과 총선 등 정치적 변수를 감안, 긴축의 고삐는 더욱 조인다는 방침이다. LG전자도 김쌍수 부회장 취임이후 생산원가 절감을 통한 이익률 높이기에 나섰다. 상대적으로 자금사정이 안좋은 중소기업들의 내핍경영은 더욱 처절하다. 중소기업 K사의 경우 최근 지급해오던 야근비의 지급을 중단했으며, 임원들의 사무실을 폐쇄해 공간활용을 극대화하고 있다. 개인들의 내핍생활로 움츠러든 소비는 내수경기에도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설 직후 10일간 19개 점포 매출은 3.3% 감소했으며, 신세계백화점도 매출이 8% 감소했다. 고가제품의 구매가 위축되는 반면 생필품의 소비는 탄력 유지하고 있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설이후 3일간 할인점 매출은 업체별로 0.6~5.7% 정도 신장했다. 또 좀 더 저렴한 상품을 구입하려는 발길이 시장으로 몰리며, 백화점과 할인점에 밀려 빈사지경이던 동대문 두타 등 소매시장은 서민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김영기기자 young@sed.co.kr 서정명기자 vicsjm@sed.co.kr <우현석기자, 김영기기자, 서정명기자 hnskwo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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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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