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상변의 자세가 낮다

제2보(17~31)


장쉬는 흑17과 19라는 호쾌한 공격수를 선보였다. 얼핏 보기에 흑은 시원하게 외세를 만들고 있으며 백은 실리도 세력도 없이 공배만 메우면서 도망치는 형상 같다. 일본기원의 기관지에 해당하는 월간 ‘고월드’에서는 이 바둑의 정밀 검토회를 열었다. 그 진행은 언제나 그러하듯 고마쓰 히데키가 맡았고 초대손님으로는 가토 마사오와 고노린(河野臨) 7단이 나왔다. 최정상급에서 한 사람, 신예 가운데서 한사람이 초대되는 것이 전통이다. 가토는 킬러로 소문난 공격전문가로 이 대국이 열릴 당시 일본기원의 이사장으로 있었다. 고노린은 1981년 생으로 신예속기전을 제패한 청년 강자인데 장쉬의 장인인 고바야시 고이치가 그의 스승이다. “만약 장쉬의 이 취향이 유력한 것이라면 며칠 전에 미무라 9단이 조치훈 9단을 상대로 두었던 수가 이상한 것이었다는 얘기가 될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보시는지요.”(고마쓰 9단) “둘 다 유력한 것 같아요.”(고노린 7단) 미무라는 흑17이 아니라 가에 둔 바 있으며 그 바둑을 미무라가 패하였다. “나는 미무라가 둔 수를 지지하고 싶은데요.”(가토 9단) 가토가 제시한 그림은 참고도1의 흑1 이하 9였다. 실전은 상변이 모두 집이 되긴 했지만 자세가 낮아서 실속이 적으며 흑의 외세는 보기보다 엷다는 설명이었다. 백30은 절대수. 참고도2의 백1로 뛰고도 싶지만 그것은 흑2, 4로 맹렬한 공격을 받아 백이 곤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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