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음지에서 태극전사 도운 숨은 역군들

태극전사들이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서 16강을 향해 당당한 행보를 펼칠 수 있었던 것은 거스 히딩크 감독과 23인의 태극전사를 음지에서 지탱해준 빼놓을 수 없는 '조연'들의 공도 컸다.허진 미디어 담당관, 베르하이옌 트레이너, 김현철 주치의 등은 히딩크 사단의 참모진이라 불리며 언제나 대표팀 선수들과 함께 하며 오늘 이 순간까지 달려 왔다. ◇허진 미디어 담당관 = 허진(39) 담당관은 세상의 모든 이목이 한국 대표팀의 일거수 일투족에 집중돼 있는 상황에서 대표팀과 언론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해 왔다. 기자들의 인터뷰나 취재를 중간에서 세련되게 조정하고 대표팀의 훈련이나 경기에 대한 공식 브리핑도 모두 담당했다. 허 담당관은 현직 외교관으로 이탈리아 월드컵, 미국 월드컵을 생생한 현장에서 지켜 본 자타가 공인하는 축구광이다. 때로는 지나친 취재 열기 때문에 기자들과 부딪히기도 했고 히딩크 감독과의 견해 차이로 마음 상하기도 했지만 대표팀의 공식 '입'으로서 태극전사들과 함께 한 경험에 보람을 느낀다며 대표팀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 ◇베르하이옌 트레이너 = 태극전사들의 체력이 놀랍게 향상된 뒤에는 레이몬드 베르하이옌(32.네덜란드) 체력담당 트레이너가 있었다. 히딩크 감독의 요청으로 지난 3월 스페인 전지훈련에서부터 대표팀 식구가 된 베르하이옌은 태극전사들에게 '90분을 뛸 수 있는 체력'을 만들어 주기 위해 엄격한 체력 훈련을 시켜 왔다. 이전까지의 체력담당 트레이너가 단순히 체력을 측정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면 그는 측정은 물론 체력 강화를 위한 새 프로그램도 끊임없이 개발해 한국 축구의 수준을 끌어올리는데 큰 몫을 담당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톰 행크스를 닮은 친근한 외모와는 달리 선수들에겐 항상 두려운 존재였던 베르하이옌 트레이너. 숨이 턱에 닿을 때까지 선수들을 달리게 했던 그의 훈련이 없었다면 오늘의 이 기쁨도 없을 것이다. ◇김현철 주치의=김현철(40) 주치의는 경기 도중 선수들의 플레이가 격해지면 누구보다 애를 태우며 지켜봐야 했다. 혹시라도 부상을 당해 지금껏 준비해온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게 되면 어쩌나하는 걱정 때문이었다.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쓰러지기라도 하면 제일 먼저 달려 나가 상태를 확인하고 응급 처치를 했다. 경기 전후에는 선수들에게 식이요법까지 강의하며 선수들 몸관리까지 신경을 썼다. 지난해 말 서귀포 전지 훈련때 대표팀과 인연을 맺어 올 초부터 주치의로 부임한 김현철 박사는 줄줄이 이어졌던 선수들의 부상에 마음은 이미 숯덩이가 된지 오래지만 부상에서 회복된 선수들이 월드컵 에서 큰 일을 해냈을 땐 누구보다도 기뻐했다. 족부정형외과 전문의인 김박사는 이번 대표팀과의 인연을 계기로 월드컵 이후엔 국내에서 미개척지나 다름없는 축구의학에 본격적으로 투신할 것도 고려하고 있다. 정영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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