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16세의 타이틀 홀더

제12보(164∼172)



백65로 먼저 젖힌 수순이 기민했다. 이영구는 흑67 이하 71로 잡는 시늉을 하다가 돌을 던졌다. 초속기였지만 강동윤의 수읽기는 컴퓨터처럼 정확했다. 흑67로 참고도1의 흑1에 두고 3으로 안형을 없애는 수단이 유력해 보이지만 그게 잘 안된다. 백4 이하 8로 교묘하게 완생이다. 자충이므로 흑이 A에 파호할 수가 없다는 것이 포인트. 흑69로 참고도2의 흑1에 파호하는 수도 유력해 보이지만 그것 역시 잘 안된다. 백2 이하 10으로 도리어 흑대마가 잡히는 것이다. 강동윤이 드디어 타이틀홀더가 되었다. 비록 청소년 기사들만 참가하는 제한기전이지만 우승은 역시 신나는 일이다. 우승상금은 2천만원. 16세의 소년이 받기에는 거액이 아닌가. "그런데 입단 이전에 강동윤이 쓴 아이디가 불승소년이라고 했잖아. 뜻이 애매한 것 같아. 차라리 불패소년이라고 한다면 이해가 되겠는데…."(필자) "저도 그게 이상해서 물어보았어요. 그랬더니 대답이 걸작이었어요."(홍상희리포터) 불승이란 늘 지는 소년이라는 뜻이 아니라고 했다. 상대방이 아무리 애를 써도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상대라는 뜻이라고 한다. 홍상희리포터 덕택에 필자는 그때(2005년 여름)부터 강동윤에게 각별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의 기보를 감상하는 것이 큰 즐거움이 되었다. 물론 그때는 이 아이가 세계선수권까지 따게 될 줄은 몰랐다. 172수끝 백불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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