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케이블방송은 모든 주민의 얼굴이 일주일에 한 번씩은 나온다고 할 정도로 동네를 샅샅이 돌아다니면서 지역밀착형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합니다. 부산사람들은 공중파에서 나오는 서울의 날씨나 교통상황보다는 지역의 날씨와 교통상황 정보를 더 원합니다."
국내 최대 복수 유선방송사업자(MSO)인 티브로드 부산시청자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안수근(59ㆍ사진) 동명대 부총장 겸 방송영상학과 교수는 "지역 케이블TV는 친절한 동네 게시판, 동네 방송이 돼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케이블TV는 인터넷TV(IPTV)와 달리 방송사업자(SO)가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어 방송할 수 있는 지역 자주채널을 갖고 있다. 안 위원장은 "지역 자주채널이 지상파의 지역방송보다 경쟁력이 높다고 본다"며 "자주채널은 지역의 축제나 문화행사, 구인구직 등 다양한 밀착정보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케이블TV는 자주채널을 모니터링하는 시청자위원회를 운영 중이다. 다만 의무사항이 아니어서 형식적으로 갖춰놓은 경우가 많다. 반면 티브로드는 지난 2004년 시청자위원회 결성 이후 꾸준히 활동폭을 넓혀왔고 올해 초 대대적인 개편과 함께 활동영역을 대폭 확대했다.
그는 "소외계층과 소비자단체·부모단체 등 다양한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신규 위원들을 임명했다"며 "두 달에 한 번꼴로 만나 모니터링한 내용들을 공유하며 지역방송 프로그램이 활성화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한다"고 소개했다. 이를 위해 위원회는 역사적 가치가 있는 지역의 인물과 장소 등을 발굴한 프로그램에 대해 상을 주고 어방축제 등 지역행사에 대한 프로그램이 많이 제작될 수 있도록 독려한다.
안 위원장은 지역방송의 핵심가치로 소통과 다양성을 꼽았다. 그는 "티브로드 지역채널이 지역사회와 보다 폭넓게 소통하고 지역문제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며 "방송에 지역주민의 다양한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