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국축구 아시안컵 결승 진출 좌절

이라크와 승부차기 끝에 패배

‘베어벡호’가 끝내 골 결정력 부족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승 진출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5일 콸라룸푸르 부킷 잘릴 경기장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2007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연장전까지 120분간 공격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답답한 경기를 펼친 끝에 득점 없이 비겨 승부차기에서 3대4로 무릎을 꿇었다. 47년만의 대회 우승에 도전했던 한국은 19년만의 결승 진출에도 실패, 오는 28일 오후9시35분 인도네시아 팔렘방에서 3-4위전을 치르게 됐다. 결국 골 결정력이 문제였다. 한국은 이번 대회 5경기에서 단 3골에 그쳤고 특히 8강 이란전부터 준결승 이라크전까지 2경기 연속 연장전을 포함해 도합 240분간이나 무득점에 허덕였다. 이날 베어벡 감독은 이천수(울산)를 섀도우 스트라이커로 기용하며 중앙 공격 강화를 노렸지만 오히려 이라크에 여러 차례 결정적인 기회를 내줬다. 전반 27분에는 카라르를 놓쳐 다이빙 헤딩을 허용할 뻔했고 39분 유니스의 기습 터닝 슛은 빗맞아 골 포스트를 살짝 빗겨갔다. 한국은 전반 20분 조재진의 터닝 슛과 25분 염기훈의 문전 헤딩 슛 등으로 기회를 노렸지만 위력이 없었다. 연장 전반 13분에는 하와르가 때린 슛을 골라인 바로 앞에서 김진규가 가까스로 막아내는 아찔한 장면도 있었다. 결승행 티켓의 주인은 승부차기로 가려졌다. 베어벡 감독은 이운재를 믿었지만 이라크 키커들은 차례로 골을 성공시켰다. 후축을 한 이라크 3번 키커 하이데르의 킥이 이운재에 잡힐 뻔했지만 겨드랑이 아래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한국은 3대3에서 4번 키커 염기훈의 킥이 골키퍼 손끝에 걸리면서 불길한 예감에 휩싸였다. 이어 이라크 4번 키커에게 골을 허용하고 마지막 5번 키커로 나선 김정우의 킥이 골대에 맞고 꺾이면서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0위로 한국(58위)보다 22계단 낮은 이라크에 23년만에 덜미를 잡히며 47년만의 우승 꿈이 물거품으로 끝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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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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