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가 예년보다 못하다. 조지위측은 총 거래금액을 6,000만달러로 잡았으나 예년 수준에 훨씬 못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일 폐막된 ‘아트 시카고 2004’에 참여했던 박영덕화랑 등 국내 6개 화랑들의 한결 같은 얘기다.
금산갤러리, 박여숙화랑, 박영덕화랑, 쥴리아나 갤러리, 표화랑, 카이스갤러리 등 국내 화랑의 평균판매액은 4만달러를 약간 웃돈다. 지난해 평균 7만달러 내외의 성과를 보였던 것에 비하면 매우 저조한 성과다. 한 화랑당 평균 6개 내외의 부스를 냈던 국내 화랑들의 참여경비는 부스비를 포함해서 최소 4만달러를 넘었던 것으로 알려진것과 비교하면 수지를 겨우 면했거나 손해를 봤을 것으로 여겨진다. 이에 따라 카이스 갤러리를 포함한 일부 화랑은 내년도 시카고페어참여를 고려중이다.
스위스 바젤, 독일 쾰른과 함께 세계 3대 아트페어로 정평이 나 있던 시카고 페어가 빛을 잃어가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이를 ‘선 타임즈’들 일부 언론들은 미국경제의 불경기와 오너면서 조직위원장으로 오랜 집권을 해오고 있는 토마스 블랙만의 매너리즘, 그리고 최근 만들어진 세계 곳곳 젊고 신선한 아트페어의 급부상을 꼽으면서 “아트 시카고가 옛 명성을 다시 얻으려면 매력적인 콜렉터와 딜러를 끌어들이는 획기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아트페어의 지각변동 = 가장 커다란 지각변동은 그간 바젤아트페어와 함께 4대 아트페어로 꼽히던 미국의 시카고, 독일의 쾰른, 프랑스의 피악 등 3개의 주요 페어가 급격한 몰락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아트페어가 경기침체의 여파로 고전하고 있으며 특히 화려하게 등장한 미국의 마이애미바젤과 뉴욕의 아모리페어, 그리고 영국의 프리즈 아트페어가 급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이애미바젤은 부동의 1위를 놓지지 않고 있는 스위스 바젤아트페어의 조직위가 미국시장을 겨냥해 지난 2002년 12월 처음 열려 대성공을 거뒀다. 바젤 아트페어에 참여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600여개 주요화랑과 바젤아트페어에 계속적으로 참여하기를 원하는 메이저화랑들이 마이애미바젤에 대거 참여를 하고 있기때문이다. 올해 마이애미바젤에 참여할 카이스갤러리의 윤태건실장은 “아트페어는 경제동향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곳이다. 메이저화랑, 고급콜렉터, 조직위의 조직력 3박자가 잘 이뤄져야하는데 최근 몇 년간 시카고는 목표설정과 경제력이 약해지고 있다”면서 “한 화랑이 1년에 나갈수있는 아트페어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보다 좋은 조건과 환경을 찾아 나서기 마련이다. 시카고를 계속할 것인지는 더 따져봐야 할 것이고, 수년간 다녔던 샌프란시스코 아트페어는 마이애미 바젤 참여에 따라 불참할 것이다”고 말했다.
▦ 젊고 신선한 아트페어의 등장 = 최근 영국 현대미술의 급성장에 힘입어 영국 현대미술전문잡지사 프리즈(Friez)가 주축으로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열린 런던의 프리즈아트페어가 유럽미술계를 술렁였다. 전세계 124개 화랑이 참여했으며 4일간 전체관람객이 10만명을 넘었다. ‘아티스트 프로젝트’를 통해 실험적인 작품을 소개하여 아트페어가 지닌 상업성보다는 현대미술의 흐름을 소개한다. 매년 10월에 열리는 뉴욕 아모리페어도 참여화랑들이 경비가 시카고 페어의 1/3에 매출은 두배의 성과를 거둔다는 이유로 세계 화랑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아모리페어는 30,40대 화가들의 유통시장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출품작들은 최고 5,000달러를 넘지 않는다.
▦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 지난 한해 동안 바젤(현대, 국제), 시카고(박영덕, 박여숙, 카이스, 쥴리아나, 아미, 표 등), 쾰른(박여숙, 쥴리아나, 조선 등), 마이애미바젤(현대, 국제), 샌프란시스코(박영덕, 박여숙, 카이스 등) 등에 참여했다. 아모리아트페어에는 한국과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젊은 우리 작가 작품들이 나가 판매에 호조를 보였다. 프리즈아트페어에 참여한 화랑은 없다. 금산갤러리의 대표는 “시카고 페어 처음 진출해 좋은 경험했다”면서 “색깔이 불분명한 시카고페어보다 아모리페어를 벤치마킹해서 국내도입을 추진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박연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