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하는데도 왜 가난을 벗어나지 못할까.' 최근 문제가 심각해지는 청년 실업과 늘어나는 비정규직에 대한 뚜렷한 대안이 없어 일자리에 대한 사회적 불안은 가중되고 있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 직장인 중 절반 이상이 스스로를 워킹푸어라고 생각한다는 답변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일을 하면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합리적인 논리가 실현되지 않으면 사회의 부조리는 더욱 커지게 마련. 퓰리처상 수상작가인 저자는 21세기 미국 번영의 그림자 아래에서 고통받는 '근로 빈곤층(Working Poor)'의 실체를 파헤친다. 저자는 이들을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정의하고 경제는 성장하고 고용은 유지되지만 더 나은 삶을 살지 못하고 노동의 불안과 빈곤의 그림자를 양산하는 이들의 삶을 통해 암울한 미국사회를 고발한다. 특히 이들은 국가ㆍ기업의 복지로부터 철저하게 외면당한 채 빈곤의 굴레 속에서 단순반복적인 노동의 현장으로 내몰리고 있다. 저자는 미국 사회를 살아가는 근로 빈곤층의 삶 속으로 직접 뛰어들어 그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일을 하는 데도 왜 미국의 많은 노동자들이 여전히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풀어준다. 그는 저축은 고사하고 고된 육체 노동으로 간신히 연명할 정도의 임금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경제체제가 그 원인이라고 말한다. 책은 신자유주의 미국경제의 치부를 드러내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우리 사회가 답습해서는 안되는 강대국 미국의 어두운 현실이기도 하다. 1만9,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