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상수지가 대규모 흑자기조를 이어갔으나 기대에 못미친 것은 무엇보다 여행수지 적자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아울러 해외로열티, 문화.오락 등 각종 서비스 사용료의 대외지급이 급증, 국내로 끌어들인 돈이 해외로 빠져나간 돈에 훨씬 못미치는 현상이 계속되면서 수출로 벌어들인 외화를 서비스산업에서 까먹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비스수지 7년째 적자
여행, 유학, 운수서비스, 로열티 등으로 구성되는 서비스수지는 지난 98년 10억2천만달러의 '반짝 흑자'를 낸후 99년 6억5천만달러를 시작으로 지난해 130억9천220만달러까지 무려 7년째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적자규모도 지난 2003년만 잠시 전년 대비 감소를 기록했을 뿐 매년 급증세를 이어갔으며 특히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100억달러를 넘어섰다.
항목별로는 지난해 운수 수지에서는 39억1천77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으나 여행수지와 기타서비스 수지에서 각각 96억5천410만달러, 73억5천580만달러의 적자를내면서 전체 서비스 수지가 대규모 적자를 면치 못했다.
특히 일반여행과 유학.연수 항목으로 구성되는 여행수지의 적자규모는 2004년 62억8천120만달러에서 무려 54%나 급증했다.
통상 로열티로 불리는 특허권 사용료와 사업서비스 등으로 구성된 기타 서비스수지의 적자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지적재산권 사용 대가로 빠져나간 로열티는 43억9천780만달러에 달했으나 내국인이 보유한 지적재산권을 토대도 챙긴 로열티 수입은 18억2천680만달러에불과했다.
◇해외여행, 유학.연수 폭발적 증가
서비스수지의 만성적인 적자는 해외여행과 유학.연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내국인 출국자수는 1천7만7천619명으로 전년보다14.2%나 증가했다.
이로 인해 해외여행 경비로 빠져나간 외화는 총 119억4천270만달러에 달해 처음으로 100억달러를 넘어섰다. 지난해 평균 환율로 계산하면 12조원 넘는 돈이 해외여행 비용으로 사용된 셈이다.
이에 비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수는 지난해 602만1천764명으로 전년보다 3.5%늘어나는데 그쳤고, 여행 수입의 경우 56억4천980만달러로 오히려 전년보다 4억달러가량 줄었다.
아울러 유학.연수 목적의 대외지급액도 지난해 33억7천140만달러로 전년보다 35.
3%나 급증한 반면 수입액은 1천20만달러로 35.8%나 감소했다.
이밖에도 개인, 문화, 오락서비스 명목의 대외지급액도 4억7천330만달러로 전년보다 1억달러 가까이 늘었다. 다만 '한류붐'의 영향으로 이 부문 수입도 2억6천140만달러로 전년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한국경제 버팀목은 역시 '수출'
서비스수지가 사상최고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역시 한국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호조를 나타내면서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를 이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수출이 12.1%의 증가율을 기록하는 사이 수입이 16.3%나 늘어나면서 상품수지 흑자액은 334억7천만달러로 당초 전망치인 344억달러에는 다소 못미쳤다.
이는 국내 수출산업의 부진이라기보다는 원유 등 국제원자재 가격이 급등한데따른 것으로 올해는 상품수지 흑자가 36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한은은 기대하고 있다.
이에 비해 올해도 역시 서비스수지가 대규모 적자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돼한은은 올해 전체 경상수지 흑자가 160억달러로 지난해보다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밖에 자본수지는 지난해 4억9천50만달러의 유입초과를 나타내 전년의 75억9천8 0만달러에 비해 순유입액 규모가 크게 줄었다.
이는 증권투자 수지가 2004년 86억1천930만달러 유입초과에서 지난해에는 13억1천870만달러 유출초과를 기록한데 따른 것으로 지난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차익매물을 내놓고 자금을 빼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