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색 잘쓰면 소비자 잡는다"

「유행색상을 잡아라」가전·자동차·화장품·의류업계들이 새로운 구매욕구를 자극하기 위해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색상을 개발하는데 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천편일률적인 색상에서 벗어나 다양한 색상을 가미한 제품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심리적 욕구를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바람은 특히 2000년 이후 밀레니엄 시대를 주도할 색상을 개발해야 한다는 업계의 전략과 전 세계적인 경향이 컬러화된 제품을 요구하는 현상이 맞물리면서 최근들어 더욱 거세지고 있다. ◇가전업계가 컬러화 주도=가전제품은 지금까지 채색된 색상에 의해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은 백색가전, TV·VCR·오디오 등은 갈색가전으로 구분해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백색가전 제품가운데 흰색을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로 색상이 다양해졌다. 전자레인지의 경우는 빨간색이나 노란색 등 원색의 색상을 입히는 것이 보편화될 정도로 다양해 졌으며, 세탁기도 실버(은색)나 그린·블루 등의 색상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지난해까지 흰색계통이 주류를 이뤘던 냉장고와 에어컨에도 올들어 컬러화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냉장고는 옅은 노란색이나 붉은색, 회색 등이 가미된 다양한 색상을 채용해 따뜻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는 디자인으로 급속히 바뀌고 있다. 에어컨도 지난해 LG전자가 베이지색과 그린·블루 등 다양한 색상을 채용한데 고무받아 삼성이 올해부터 아이보리·브라운·블루 등의 색상을 채용한 제품을 잇달아 출시, 본격적인 컬러화 전쟁을 벌이고 있다. ◇다른 산업으로도 급속히 확산=가전 이상으로 컬러화 바람이 거세지고 있는 곳은 자동차. 자동차는 그동안 대형차는 검정, 소형차는 흰색과 베이지색이 주류를 이뤘으나 요즘은 두번 도색한 펄컬러(흰색이나 푸른색이 진주색이 가미된 혼합색)나 생동감이 가미된 오렌지색과 빨강 등 비비드컬러가 유행하고 있다. 자동차업계는 특히 2000년이후에는 밀레니엄 효과등으로 부(富)의 가치를 느끼게 하면서 개인의 품위와 개성을 살리는 색상으로 인식되고 있는 「골드컬러」가 유행할 것으로 예측하고 이 색상을 채용한 제품생산을 늘리고 있다. 화장품과 의류업계는 올해 흰색과 파스텔톤, 부드러운 블루 등이 인기를 끌 것으로 보고 이에 맞는 제품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건설업계도 아파트 등 주택에 독특한 색깔입히기에 열중하고 있다. 최근 환경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자연 무늬 가구와 실내장식을 채용, 소비자 끌기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어떤 색상이 유행할까=경기회복과 새천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올해는 화사한 색조의 제품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유행색이란 시대 상황별 라이프스타일과 경기, 문화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LG전자 디자인 담당 정경아 과장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따라 올들어 고객들이 전체적으로 산뜻한 파스텔톤의 컬러를 선호하고 있다』면서 『이같은 현상은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면서 다가올 새 천년에 대한 기대감과 신비감이 반영돼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고진갑 기자 G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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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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