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실제 비용손실은 미미 장기적파장이 더 문제

토지보상·매입등 구체작업 없어 비용손실규모등 38억원에 불과<br>정부 경제정책 추진력 약화등 거시경제 파급효과 적지 않을듯

신행정수도 건설특별법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이 내려졌지만 당장 경제적 득실이 갈리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각 기관들이 치열한 논쟁을 펼치며 수도이전에 따른 경제적 효과와 비용을 추산해왔지만 실제 발생한 비용은 연구기관 용역비 등 38억원 정도다. 행정수도의 입지 선정이 됐지만 토지 매입과 보상 등 구체적인 작업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위헌 결정이 내려졌다고 해서 수도권 이전을 가정하고 추산한 경제적 효과를 잃게 됐다고 말하기도 무리다. 그동안 각 기관이 주장해온 수도이전에 따른 경제적 득실은 ▦재정경제부 연간 1조2,060억원 플러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총 84조원 플러스 ▦연세대 서승환 교수 연간 7조2,000억원 마이너스 ▦열린우리당 현재의 47% 수도권 인구 집중률이 45%로 완화(수도이전 않을시 집중률 51%로 높아져) ▦한나라당 향후 10년간 경제성장률 매년 1%포인트 하락 등이다. 비용 추산 역시 제각각이었다. 한나라당이 100조원 이상으로 주장해왔고 정부 45조6,000억원, 국토연구원 31조1,000억~57조2,000억원, 한국토지공사 49조1,000억~64조6,000억원 등이다. 그러나 행정수도 이전이 무산된다고 해서 이 같은 비용 지출을 다른 부문으로 전환, 대체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 박종규 금융연구원 거시 경제팀장은 “내년 수도이전과 관련해 배정된 예산이 얼마 되지 않아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설사 합헌 결정이 내려졌다고 하더라도 10여년에 걸쳐 추진되는 장기 계획이었기 때문에 당장의 경제적 효과는 그렇게 크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상무는 “헌재의 위헌 결정으로 당장 경제적 득실을 따지기는 어렵다”며 “신행정수도가 국토균형발전 차원에서 추진됐기 때문에 균형발전이나 수도권 과밀해소 등에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당장 눈에 보이는 경제적 득실보다는 경제의 불확실성 증대와 정부의 정책 추진력 약화 등에 따른 보이지 않는 비용 증가는 있을 수 있다.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 원장은 “이번 헌재의 결정으로 참여정부의 신뢰도에 흠이 가는 것은 물론 정책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며 “지역균형 발전의 핵심이었던 신행정수도 이전이 무산되면 전체적인 균형발전 로드맵을 다시 짜야 하는 부담도 생긴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 속 그나마 개발 호재로 작용했던 행정수도 이전 무산은 최근 들어 가뜩이나 신규 수주가 급감하고 있는 건설경기에 직격탄을 날릴 수 있다. 건설경기 위축은 얼어붙은 내수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거시경제 파급 효과도 적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팀장은 “행정수도 이전 추진과정에서 정부가 직접 투입한 비용은 많지 않지만 건설회사들은 이러한 기대감으로 충청권 사업계획을 대거 늘렸다”며 “주택 보급률이 90%가 넘는 충청권에 분양물량을 5배나 늘려서 내놓은 상태여서 이로 인한 타격이 적지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긍정적인 효과를 점치는 이도 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상무는 “앞으로 국민투표 등 논란이 이어질 수 있지만 우선 법적 해석에 대한 큰 논란이 마무리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며 “행정수도 이전이 무산된다고 해도 지역균형발전 계획이 핵심사업이었던 만큼 이를 보완, 강화해나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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