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경제 4분기 진정국면

고용안정·소비살아나… 내년 회복 기대감지난 9ㆍ11 테러 이후 급강하하던 미국 경제가 4ㆍ4분기 들어 안정세를 보이면서 조만간 바닥을 형성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이후 미국 경제의 기둥인 소비가 살아나고, 산업 재고가 급감하며, 고용시장이 점차 안정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국제유가도 1년전의 절반 가격인 배럴당 17 달러대로 떨어져 기업과 가계의 부담을 크게 덜어주고 있다. 또 아프가니스탄 반군의 수도 카불 점령을 계기로 경제 외적 불확실성이 제거되고, 미국인들의 신뢰감이 높아짐에 따라 4분기에 경기 저점을 지날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뉴욕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미국 경기가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증시 투자자들에 비해 보수적인 채권딜러들마저도 최근 뜻밖에 밝은 통계자료를 확인한후 연말 경기바닥론으로 급선회하고 있다. 조기 경제회복 가능성으로 15일 미국 국채(TB) 2년물 가격이 액면가 1,000 달러당 4.38 달러 하락(수익률 0.24% 급등), 14년만에 패닉적 폭락장세를 보였다. ◆ 산업재고ㆍ고용ㆍ투자 안정 신호 미국의 경기 하강을 촉발시킨 투자 위축이 마무리단계에 와있다는 증거는 산업 재고 감소에서 드러나고 있다.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9월 산업 재고는 전년동기대비 0.5% 하락, 애널리스트들의 예측(0.2% 하락)보다 빠른 속도로 줄었다. 그렇지만 같은 달에 산업 판매 감소율이 재고 하락율보다 높은 2.8%로 나타나, 적정 재고율 형성이 더 어려워졌음을 보여줬다. 문제는 4분기 첫달인 10월이다. 지난 10월 소매매출이 7.1% 급등, 재고 소진이 현재 속도로 진행된다면 조만간 적정 재고율을 형성하고 산업 생산의 확대가 이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고용시장도 안정을 찾고 있다. 노동부 자료를 보면 지난주 실업보험 신규 신청자 수가 44만4,000명으로 3주째 하락세를 기록했다. 테러 직후 항공ㆍ여행ㆍ호텔등 서비스부문에서 쏟아져 나오던 실업자가 아직도 증가추세에 있지만, 그 규모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들은 현재 5.4%인 실업률이 내년상반기까지 6.3%까지 올라가지만, 실업률 정점이 경기회복 직후에 나타나기 때문에 최근의 안정세를 긍정적 조짐으로 해석하고 있다. 미국 경제활동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가 지난달에 빠르게 회복, 미국 경제의 조기회복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자동차 회사들은 연방정부의 소비촉진정책에 호응, 무이자 할부판매를 실시한 덕택에 지난달에 26.4%의 판매신장을 기록했고, 월마트ㆍJC페니ㆍ홈데포등 소매체인점들도 미국인들이 테러 공포에서 벗어나 쇼핑몰을 다시 찾는 바람에 8~20% 매출 신장을 달성했다. ◆ 경제에 대한 신뢰감 회복 미국인들은 테러 사건 두달 만에 소비ㆍ생산 활동을 정상화했으며, 최근 아프간 승전 소식으로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되찾았다. 최근 뉴욕증시 상승세가 이를 반영하고 있다. 또 지난 1년동안 고전해온 정보통신(IT) 분야의 기업 경영자들이 최근 잇달아 자신감을 밝히고 있다. 시스코시스템스의 존 체임버스 사장은 최근 몇차례에 걸쳐 밝은 전망을 피력했으며, 반도체 업체인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도 시장이 바닥을 지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최악의 시장 위축을 겪고 있는 PC업체들 가운데에서 델 컴퓨터, 휴렛패커드등은 3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좋아졌으며, 4분기에 매출 및 수익 확대를 약속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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