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홈쇼핑업계 反日감정 '눈치'

신경립 기자<생활산업부>

[기자의 눈] 홈쇼핑업계 反日감정 '눈치' 신경립 기자 홈쇼핑업체가 ‘반일여론’에 대한 물타기를 하고 있다. ‘반일감정’의 눈치를 보느라 오락가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제 디지털카메라의 주요 유통채널인 홈쇼핑에서 일본산 제품이 조금씩 자취를 감추기 시작한 것은 일본 시마네현의 ‘다케시마의 날’ 제정을 앞두고 반일여론이 한창 들끓었을 지난달 중순. 현대홈쇼핑은 지난달 12일, GS홈쇼핑은 17일, CJ홈쇼핑은 21일 이후 각각 일제 디지털카메라와 캠코더 방송을 잠정 중단했다. 4월이 되자 현대홈쇼핑을 제외한 각 사는 다시 상품 판매를 재개했다. GS홈쇼핑은 지난 2일 소니 제품 방송을 내보냈고 CJ홈쇼핑의 경우 1일ㆍ3일ㆍ4일ㆍ10일에 각각 소니ㆍ후지ㆍ올림푸스 등의 제품을 판매했다. 하지만 이들 역시 지금은 다시 방송 편성에서 일본 제품을 제외시킨 상태. 2개 업체 모두 이달 중순 안에는 방송 일정이 잡혀 있지 않다. 현대홈쇼핑의 경우 중순께 한달여 만에 상품 판매를 시작할 수는 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한다. 완전히 ‘판매 중단 선언’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반일여론이 고조되는 가운데 누구나 뻔히 아는 일본산 제품을 대놓고 팔기도 부담스럽다는 것이 업체들의 입장이다. 그러다 보니 여론이 조금 꺾인 듯싶으면 슬쩍 방송을 재개했다가 소비자 반응이 시원치 않거나 일본측에서 또 다른 ‘발언’이 터지면 다시 슬쩍 편성에서 제외시키는 ‘눈치보기’가 극심하다. 홈쇼핑업체의 한 관계자는 “반일감정 때문에 방송을 안한다는 얘기가 거론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며 “어차피 지금은 디카 비수기인데다 대체로 투입한 국산 제품이 잘 팔려 굳이 방송에 넣지 않는 측면도 있다”고 말한다. 방송 중단이라기보다는 일시적인 방송 취소라고 보는 것이 맞다는 것. 장사하는 입장에서 소비자들의 여론에 귀 기울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물건이 덜 팔린다면 제품을 뺄 수도 있고, 되겠다 싶으면 다시 장사를 재개하는 것은 당연한 논리다. 하지만 업체의 지나친 눈치보기는 소비자들의 신뢰를 갉아먹을 수도 있다. 거창한 ‘철학’은 아니라도 조금은 더 확실한 ‘입장’을 보여주길 바란다. klsin@sed.co.kr 입력시간 : 2005-04-11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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