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테러전쟁 이라크로 번지나" 촉각

美, 탄저균살포 배후로 지목 공격시사증거 미흡·아랍 반발로 실행은 미지수 >>관련기사 미국 정부와 세계 언론이 연일 탄저병 테러의 배후로 이라크를 지목하면서 테러전쟁이 이라크로 확대되는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은 지난 9ㆍ11 테러 참사 이후 확전을 반대하는 국제여론을 의식해 이라크에 대한 공격 발언을 가급적 자제해왔었다. 그러나 지난주 탄저균 테러가 미국을 비롯해 세계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미국정부와 언론이 본격적으로 이라크가 테러전쟁의 또 다른 타깃이 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콘돌리사 라이스 미 국가안보담당 보좌관도 16일 카타르 위성방송인 '알 자지라' 방송과의 회견에서 이라크에 강력 경고를 보냄으로서 생화학 테러의 확산에 따른 테러전의 확전가능성을 시사했다. 라이스 보좌관은 이날 이라크를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대 테러전이 앞으로 대규모로 전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의 옵서버지가 탄저균의 배후로 이라크를 지목한데 이어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도 15일 사설을 통해 이라크가 탄저균을 테러범들에게 제공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이같이 조직적 테러행위라는 쪽으로 결론이 모아지고 있는 탄저균 사건에서 이라크는 배후 세력으로 의심받는 첫번째 대상으로 꼽히고 있다. 이라크는 이에 맞서 테러 용의자인 오사마 빈 라덴을 찬양하는 한편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을 '악당 두목'으로 지칭하고 아프간 공격을 '죄악적인 침공'이라며 극한적인 설전을 벌이고 있다. ◆ 미국 강경파, 탄저균 테러로 다시 힘얻어 탄저균 테러가 이라크를 공격해야 한다는 미국 강경파의 입지를 강화시켜주고 있다. 미국 지도부는 테러지원 국가인 이라크도 공격 타깃이 될 수 있다고 공언했지만 막상 아프간 공습이 시작되자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주도하는 온건파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며 일단 전쟁 범위를 빈 라덴과 탈레반 정권에 국한시키는 듯 했다. 확전으로 치달을 경우, 아랍권을 포함한 국제여론이 악화해 득보다 실이 많다는 온건파의 주장이 힘을 얻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테러를 지원하는 국가도 공격대상이 된다는 `부시 독트린'을 선언하며 다시 이라크가 타깃으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존 네그로폰테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보낸 서한에서 이라크 공격 가능성을 노골적으로 시사했다. 이 같은 상황속에 탄저균 사건이 터지면서 이라크가 배후 국가로 지목되고 이에 따라 강경파들의 목소리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비냐민 벤 엘리저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15일 이라크가 자국을 공격해올 가능성에 대해 우려했다. 엘리저장관은 "후세인 대통령이 잃을 게 없다고 판단되면 장차 반응을 보일 것"이라며 이라크가 비재래식 무기로 이스라엘을 공격할 가능성이 `실재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 미국의 대(對)이라크 전면 공격 가능성은 희박 미국이 거듭 공격대상으로 이라크를 거론하고 있지만 실제 공격 가능성은 희박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탄저균 테러의 배후 증거가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이라크를 공격할 경우, 미국 주도의 대 테러연대에서 아랍권의 이탈은 물론 미국이 전세계의 거센 반발에 직면할게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이 16일 "확실한 배후 증거없이 이번 테러전쟁이 아프가니스탄 외에 여타 국가로 확대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은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탄저균 테러사건과 이라크의 연관성이 명백히 밝혀지면 어떤 형태로든 상황은 걷잡을 수 없는 국면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우려다. 미국 관리들 사이에서는 이에 대비, 이라크 남부 비행금지구역을 차량통행금지구역으로 전환해 통제를 강화한 뒤, 이라크 공화국수비대 목표물들을 공습하고 이라크 반체제단체에 대한 지원을 확대한다는 전략 등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병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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