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가치가 급격하게 하락함에 따라 물가상승 압력과 외국인의 무차별 채권 매각으로 채권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두 달 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지난해는 은행권이 부족한 자금을 메우기 위해 양도성예금증서(CD)를 대거 발행하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급등하더니 이제는 환율 급등 등 거시 변수 불안으로 대출금리가 오르며 서민의 이자부담을 가중하고있는 형국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들어 보합세를 보였던 CD 금리가 국고채ㆍ회사채 등 전반적인 채권금리 상승으로 동반 오름세를 나타내면서 CD금리에 연동해 움직이는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덩달아 오르기 시작했다. 3개월물 CD금리는 지난해 1월 4.86%에서 올해 1월 5.89%까지 급등했지만 이후 주식시장 불안으로 시중 자금이 다시 은행으로 유입되면서 3월에는 5.17%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원화가치 하락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가중되는데다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물을 대량 매도, 채권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CD금리도 5.23%로 오름세로 돌아섰다. 하나은행은 이번주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지난주 대비 0.06%포인트 오른 연 6.53~7.23%로 상향 조정했다. 주간 기준으로 하나은행의 주택대출 금리가 상승한 것은 지난 1월 14일 이후 처음이며 인상 폭은 지난해 12월 17일 0.07%포인트 이후 최고 수준이다. 외환은행도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06%포인트 끌어올려 금리 수준을 6.30~7.48%로 인상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ㆍ우리은행도 각각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04%포인트씩 인상했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5.87~7.47%, 신한은행은 6.21~7.61%, 우리은행은 6.11~7.61%로 오르게 됐다.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의 금리가 오름세로 돌아선 것은 기준 금리 역할을 하는 CD금리가 3일 연속 상승하면서 14일 현재 5.23%로 뛰어올랐기 때문이다. 은행채 금리에 연계되는 고정금리형 주택대출의 금리도 2주째 급등세를 보이고 있어 변동금리 대출자들이 고정금리로 갈아타기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국민은행의 이번주 초 3년 고정금리형 대출금리는 최고 8.03%로 1주일 전보다 0.03%포인트, 지난 3일 이후 2주간 0.35%포인트 크게 올랐다. 기업은행의 고정금리 주택대출도 지난주 대비 0.29%포인트 상승했으며, 하나ㆍ외환ㆍ신한은행도 고정형 주택대출금리가 0.24~0.25%포인트 뛰어올랐다. 시중 은행의 한 관계자는 “원화가치 하락에 따른 외국인들의 한국 채권 매도 여파로 CD금리가 함께 뛸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국은행의 기준 금리 인하도 5월 이후로 전망되고 있어 금리 하락 기대심리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