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8월11일] 와츠 폭동


1965년 8월11일 오후7시, 로스앤젤레스 흑인거주지 와츠(Watts). 백인 경찰 2명이 흑인 운전자와 그 형을 곤봉으로 두들겨 팼다. 혐의는 음주운전. 몰려든 구경꾼 가운데 청년의 어머니가 항의하자 경찰은 가족 모두를 체포하려 들었다. 순간 군중이 돌을 집어던졌다. 섭씨 35도를 넘는 무더위 속에서 터진 흑인들의 분노는 경찰이 긁어 모은 3,000여명의 지원병력으로도 막을 수 없었다. 흑인들은 백인과 유대인 상점을 약탈하고 불질렀다. 14일 주지사가 계엄령에 준하는 ‘폭동사태’를 선언하며 주 방위군 1만3,900명을 투입하고야 사태가 진정되기 시작했다. 소요가 완전히 가라앉은 17일까지 일주일간 죽은 사람만 34명(흑인 25명). 중경상자는 1,032명에 달했다. 감옥은 체포자 4,000여명으로 넘쳐났다. 불탄 건물만 600여채. 재산피해는 1억7,500만달러에 이르렀다. 흑인에 대한 참정권 차별을 완전 철폐한 흑인투표법이 통과된 지 불과 닷새 만에 발생한 와츠 폭동에 흑인 지식인들까지 적극 참여했다는 점에 백인들은 경악했지만 시작에 불과했다. 1966년 뉴욕과 시카고, 1967년 디트로이트와 뉴어크에서 소요가 발생, 70명이 죽고 1,400여명이 부상당했으며 7,000여명이 체포됐다. 흑인지도자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암살 당한 1968년 4월에는 168개 도시에서 폭동이 일어났다. 흑인들의 불만이 지닌 인화성은 1992년에도 불붙었다. 흑인을 무차별 구타한 백인 경찰들에 대한 무죄평결로 발생한 LA폭동에서는 애꿎은 한국 교포들이 흑인들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았다. 요즘 사정은 더욱 좋지 않다. 부시 정권의 복지비 삭감으로 인종간 격차는 더 벌어지고 흑인들의 불만도 높아져가고 있다는 소식이다. 폭풍전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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