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아버지와 함께 이룬 '골퍼의 꿈'

안병훈, 대회 최연소·亞국적선수 최초 챔피언 올라

지난 2005년 12월. 아버지는 아들의 미국 골프 유학을 결심한다. 7세 때 아버지를 따라간 골프연습장에서 우연히 골프채를 잡게 됐던 15세 소년은 아버지의 뜻을 따랐고 홈스테이 등으로 혼자 영어와 골프를 배웠다. “잘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곳에서 골프를 하도록 시킨 아버지에게 감사합니다.” 31일(한국시간)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의 서던힐스CC(파70)에서 36홀 매치플레이로 열린 제109회 US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 결승에서 벤 마틴(미국)을 7홀 차로 누르고 대회 최연소 챔피언에 오른 안병훈(18)은 공식 인터뷰에서 먼저 아버지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아버지는 자오즈민(46)과 한중 ‘탁구 커플’을 맺어 유명한 안재형(44)씨. 안씨는 2006년 초 대한항공 탁구팀 감독을 맡았지만 아들이 몇 차례 빈혈로 쓰러지자 감독직을 내놓고 아들과 함께 미국 플로리다주 브레이든턴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 안 전 감독은 직접 캐디를 맡아 화제가 됐다. 안병훈은 “아버지가 경기 중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라 가끔 ‘집중해야 되니까 조용히 해주세요’라고 하기도 한다”며 “그래도 아버지의 조언이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안병훈은 양용은(37)의 PGA챔피언십 우승으로 자신감을 얻게 됐다고도 했다. “한국 사람이나 아시아인 입장에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는 그는 “사실 이번 대회 64강이 목표였는데 앞으로 더 큰 목표를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186㎝에 96㎏의 당당한 체격에 드라이버 샷 비거리 300야드를 넘기는 안병훈은 내년 9월 버클리 캘리포니아주립대에 입학한 뒤 성적이 괜찮으면 프로로 전향할 생각이다. 안 전 감독은 아들의 우승에 대해 “서울올림픽 동메달을 땄을 때보다 훨씬 기쁘다”고 말했다. 사업차 중국에 머물고 있는 자오즈민은 열흘 안에 미국을 찾을 예정이다.

관련기사



박민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