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고려대는 지금 '서명운동 대결'중"

이건희 회장 후폭풍 학생 양분 우려

2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고려대 명예 철학박사 학위수여식에서 벌어진 일부 학생들의 소동이 서명운동 대결 양상으로 번지고있다. 이날 소동의 `폭력성'을 지적하며 인터넷에서 자발적으로 모인 `총학없는 평화고대' 소속 학생들은 9일부터 "총학생회는 폭력시위로 학교 명예를 실추한 만큼 퇴진해야 한다"며 중앙광장 등 3곳에서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 모임은 서명운동에서 "총학생회와 좌파 학생단체인 `다함께 고대모임'은 고려대 학생과 동문에게 폭력시위에 대한 사과를 하고 재발방지 약속을 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 모임의 이승준씨는 11일 "일주일로 계획된 서명운동을 시작한 지 이틀만에 1천800여명이 서명하는 등 예상보다 훨씬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며 "만약 공식적인 사과가 없다면 총학생회 불신임 총투표를 결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총학생회와 다함께 고대모임 등 학내 단체도 5일 `이건희 학위수여 반대시위에 대한 올바른 평가와 학생 징계 반대를 위한 비상대책위'를 구성해 9일 `시위가담 학생 징계반대'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이 서명운동도 총학 반대 서명운동과 비슷한 학생이 참여했다. 이들은 "학교측이 학위수여식 반대 시위에 가담한 학생 50여명에 대한 징계 절차를 밟고 있는데 폭력을 행사한 것은 학생이 아니라 삼성의 경호원과 운동부까지 동원했던 학교측"이라며 "폭력시위로 징계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학교측은 현재 사실관계를 파악해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지 여부를 검토중이다. 비상대책위는 "학생 뿐 아니라 강수돌(고려대)ㆍ진중권(중앙대)ㆍ김동춘(성공회대) 교수 등 진보성향 교수와 민주노총, 전공노 같은 사회단체도 지지의사를 표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서명운동 대결은 상대방 주장이 담긴 대자보를 훼손하는 정도를 넘은 대결로까지 치닫고 있어 자칫 `이건희 후폭풍'으로 학생들이 양분되는 `흉터'가 남을 수있다는 우려가 학교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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