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금융 수수료 이런식으로 올려도 되나

금융 수수료 이런식으로 올려도 되나 금융기관들의 무리한 수수료인상 추진이 이해당사자간에 큰 마찰을 일으키고 있다. 신용카드 회사들과 유통서비스 업체들이 카드 가맹점 수수료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고 은행들은 일방적으로 수수료 인상을 통보하면서 원가보다 훨씬 많은 수수료를 부담시켜 고객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고 한다. 카드회사의 수수료를 둘러싼 논쟁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오래 전부터 너무 높다는 유통업계나 시민단체들의 주장에 밀려 카드업계는 외환위기이후 한때 소폭이나마 인하한 적이 있다. 그러다가 이번에 업종에 관계없이 모든 가맹점에 대해 수수료율을 최고 100% 가까이 올린다는 초강수를 들고 나왔다. 현재의 수수료는 원가에도 못 미쳐 경영위기에서 벗어나려면 대폭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이유를 듣고 보면 카드업계의 상도의가 의심이 들 정도다. 아무리 자체 경영난이 심하더라도 이렇게 한꺼번에 수수료를 두배 가까이 올린다는 것이 과연 올바른 처사인가. 더구나 공개한 원가에는 카드사들이 길거리 모집 등으로 불량회원을 유치해 발생한 대손비용까지 포함 있다고 한다. 부실경영의 책임을 가맹점과 소비자들에게 떠 넘기려는 것이 아닌가. 카드사의 요구대로 수수료를 대폭 올릴 경우 중소 유통업계는 생계기반마저 무너진다며 아우성이다. 같은 불황 속에 살고 있는 가맹점이나 소비자의 고통은 나 몰라라 하는 이기적인 처사는 아닌가. 지나친 이기주의는 카드회사만의 얘기가 아니다. 상반기중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시중은행들은 한술 더 뜬다. 한국은행 조사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텔레뱅킹의 경우 업무원가보다 최고 20배나 많은 수수료를 물리고 있으며 인터넷뱅킹 수수료도 최고원가의 3배이상을 받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개인 고객들에게서 떼돈을 벌고 있는 은행들의 공공기관들에 대한 환대는 상상을 초월한다. 공공기관에서 받는 공과금 수납수수료는 원가의 9분의1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힘있는 공공기관들에게서 보는 손실을 힘없는 일반인들에게 떠넘기고 있는 것이다. 공과금 수납수수료를 현실화할 경우 그 부담이 일부 국민들에게 전가될 가능성은 있다. 그렇더라도 이래서는 안 된다. 은행이 신용도나 예금액 등을 기준으로 고객차별을 한다지만 수수료 공평부담 원칙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은행이나 카드회사나 수수료 인상요인이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경영합리화를 통한 자체 절감노력부터 하는 것이 올바른 자세다. 고객이나 가맹점들이 은행과 카드회사의 원가분석부터 의심하는 것이 현실이다. 당국은 수수방관하지 말고 이들 업계의 서비스가 공정하게 평가되어 소비자들의 선택에 의해 부당한 요금인상을 막을 수 있도록 적극 유도해야 할 것이다. 그것의 일환으로 은행과 카드회사들의 수수료 및 서비스 실태를 공개해 소비자들의 선택을 돕는 것도 한 방안이 될 것이다. 수수료 담합, 주먹구구식 수수료 책정 및 무리한 인상은 시장에 의해 응징돼야 한다. 입력시간 : 2004-07-29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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