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업체 직원이 가상 하드디스크 'N드라이브'를 통해 액정표시장치(LCD) 핵심기술을 중국으로 빼돌리다 검찰에 덜미가 잡혔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김영기 부장검사)는 중국 회사로 이직하는 과정에서 LCD 패널 핵심소재인 '밀베이스' 제조기술을 유출한 혐의로 이모(52)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8일 밝혔다. 밀베이스는 LCD 화면에 뿌린 후 전기신호를 보내 색상을 구현하는 LCD 패널의 주요 소재다. 일본 기업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국산화가 한창 진행 중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2013년 5월부터 경기도 안성시에 있는 LCD 컬러필터 제조업체 C사에서 연구개발그룹장으로 일하다 올 3월 중국 E사 기술자문으로 이직했다. 그는 회사를 옮기는 과정에서 밀베이스 원재료·배합·제조기술·생산 공정이 담긴 컴퓨터 파일 617개를 네이버 N드라이브에 올리는 수법으로 빼돌렸다. 이처럼 유출한 영업 비밀은 밀베이스 성분·단가분석에 활용했다. 검찰은 이씨가 C사 연구개발비와 이익 감소분만큼의 손해를 입혔다고 판단하고 업무상 배임 혐의도 적용했다. 2000년부터 밀베이스 등 정밀화학소재를 개발해온 C사는 이씨가 지난해 말 퇴사하면서 영업 비밀을 유출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서약서에 서명을 거부하고 중국 동종업체인 E사에 취직하자 검찰에 진정을 냈다. 결국 이씨는 수사 중인 사실을 모른 채 지난달 입국했다 구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