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세대교체·영업력 보강·능력위주 발탁/현대그룹 인사 특징

정몽구 회장이 그룹살림을 꾸리기 시작한 첫 해인 올해 현대그룹의 인사는 크게 세가지로 특징지워진다. 첫째는 세대교체이고 둘째는 영업력보강이며 셋째는 능력있는 인사의 발탁이다.우선 세대교체의 경우 그룹창업의 1세대로 불리고 있는 이현태 석유화학회장이 경영일선에서 손을 뗀 것을 비롯해 정주영 명예회장의 오른팔 겪으로 그룹경영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던 박재면 엔지니어링회장도 후선으로 발을 뺐다. 이와함께 정하오 엔지니어링사장과 김명관 (주)케피코사장 등 연만한 경영진들이 해당회사고문으로 물러앉음으로써 구세대는 모두 경영에서 물러났다. 현대는 올초 인사에서 이춘림·김동윤·송윤재 회장 등 창업 1세대를 모두 경영일선에서 은퇴시켰었다. 현대그룹은 또 주력사인 전자와 건설이 당초 목표로 했던 매출목표를 제대로 달성하지 못하고 오히려 실적이 저조한 점을 감안해 영업력을 대폭 보강한 것도 눈에 띄는 특징이다. 현대측은 내년에도 경기가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우세함에 따라 어려운 경제환경을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 영업전위부대를 대거 전진배치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를위해 올 인사에서는 승진자의 36%에 해당하는 1백32명의 영업맨을 진급시켰다. 이와함께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 분위기를 쇄신한다는 방침 아래 젊고 유능한 인재를 대거 발탁한 점도 돋보인다. 승진자중 22%에 해당하는 임원들을 젊은 사람으로 발탁해 경영전면에 내세움으로써 참신하고 혁신적인 사고로 불황을 타개토록 한 것이다. 항공사업과 헬기영업력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 현대우주항공의 오성대 부장대우를 이사대우로 발탁한 것은 이번 현대그룹인사의 최대 하이라이트로 꼽히고 있다. 현대그룹인사는 또 공격형인 몽구회장과 지략가형인 몽헌부 회장의 투톱체제를 그대로 유지토록한 점도 관심거리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맏이가 경영권을거의 행사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정주영 명예회장은 두사람에게 모두 무게를 실어줬다는 평가다. 현대자동차인사도 정세영명예회장의 의중을 많이 고려했다는 평가다. 그동안 현대자동차의 인사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이야기가 많이 나왔으나 큰 줄기는 건드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현대자동차는 당분간 세영명예회장체제가 유지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정승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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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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