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골프의 간판 최경주(40)가 5개월여 만에 고국 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개막한 한국프로골프 신한동해오픈이 그 무대다.
최경주는 한국을 찾을 때마다 구름 관중을 몰고 다닌다. '한국인 1호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멤버' 최경주는 강한 카리스마를 발산한다. 팬들을 매료시키는 것은 PGA투어 통산 7승을 거둔 '탱크 샷' 이면에 숨은 그의 프로정신이다. 이번 방문에서도 그의 프로정신은 곳곳에서 묻어난다.
그는 도전과 실험을 멈추지 않는다. 그는 연습만이 우승을 가져준다고 믿는 연습벌레이기도 하지만 더 좋은 샷을 날리기 위해서는 스윙 교정이나 새로운 장비 교체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홍두깨 그립, 사각형 헤드 드라이버, 볼링 폼 같은 독특한 퍼트 자세 등으로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그는 이번 대회 1라운드를 마친 뒤 "11년째 PGA를 뛰었고 최근 5년간 향후 투어 활동을 위해 스윙 교정 작업을 해왔는데 이제야 감이 왔다"고 말했다. 현실에 안주하면서 현상 유지에 집중할 나이에 "새로운 골프 인생을 사는 것 같다"는 그에게서는 매너리즘을 찾기 어렵다.
실수를 인정하고 이를 발전을 위한 재산으로 삼는 것도 그의 특징이다. 보기를 기록하면 아쉽지 않느냐는 우문에 '더블파(속칭 양파)도 기록하는 사람이 보기가 뭐 어떻느냐'는 현답이 돌아왔다. 보기를 하지 않으려다 더블보기도 하고 트리플보기도 한다는 설명이다. "자신의 기량을 인정하고 어차피 나오게 돼 있는 보기가 일찍 나왔다고 생각하고 남은 플레이에 집중해야 한다"는 말이 이어졌다.
치밀한 사전 조사와 준비는 도전과 발전의 근본으로 보였다. 최근 그는 오프셋(퍼터 헤드 연결부위가 꺾인 형태) 형태의 퍼터로 교체했다. 그는 퍼터를 교체하기 전 그 같은 형태의 퍼터에 대한 PGA투어 선수들의 사용 현황을 일일이 조사했고 상금랭킹 상위 70%가 사용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일화를 들려줬다.
엄청난 연습이 뒤따랐음은 물론이다. '즉흥'이나 '쇼'를 사회ㆍ경제 문제의 해결책으로 던지는 세태와 대비를 이루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