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소형차 육성 당위론」 곧 행쇄위 제출/소비패턴 중대형화 수출기반 붕괴/경차 환경·안전기준 수출에 한계/1,000㏄급이상 지정 세계적 추세/현대도 내년 경차개발시점 맞춰 이슈화정부가 추진중인 과소비 및 에너지소비 억제는 물론 약화되고 있는 수출주력모델의 경쟁력회복을 위해 배기량 1천5백㏄급 이하의 소형차를 국민차로 지정, 집중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국산차의 내수 및 수출구조, 나라별 평균배기량, 각국의 소형차전략, 앞으로의 세계자동차산업환경 등을 토대로 소형차 국민차의 당위성을 담은 「소형차 국민차육성 건의안」을 마련하고 이른 시일내에 이를 행정쇄신위원회에 제출키로 했다.
기아는 건의안 초안에서 『국내 승용차 소비패턴이 중·대형위주로 급속히 재편돼 소형차가 고사할 위기에 처해 국산차 수출기반조차 무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외국과 같이 국민차를 소형차급으로 상향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필리핀(1천3백㏄), 인도네시아(1천5백㏄), 말레이시아(1천1백, 1천3백㏄) , 중국(1천3백∼1천5백㏄)이 국민차로 1천1백∼1천3백㏄급 소형차를 지정, 육성중이며 일본과 미국도 이런 세계적 추세에 맞춰 1천㏄급 소형차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혼다가 아시아 공략모델로 1천3백㏄ 「시티」를 개발, 아시아지역에 집중투입중이며 미국 포드도 1천㏄ 「카」를 개발, 보급을 확대할 채비다.
기아는 이를위해 국내 소형차시장확대의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는 1가구 2차량에 대한 중과세를 경승용차 티코(8백㏄이하)와 같이 소형차에도 동일하게 적용해야1한다고 주장했다. 또 『장기적으로는 각종 세제감면과 특혜를 부여해 소형차를 국민차로 지정, 집중육성해야 한다』며 『소형국민차의 적정배기량으로 환경과 안전을 고려해 1천3백㏄급이 적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출의 70%(95년말 기준)를 점유하고 있는 국산 소형차는 소비자들의 중대형차 선호추세로 내수점유율이 지난 91년 43.4%에서 93년 34%, 지난해 19.9%로 급격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따라 지난해말 국내 자동차평균배기량은 1천6백83㏄로 이탈리아(1천3백92㏄), 포르투갈(1천2백82㏄) 등에 비해 1.3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나 경제위상에 걸맞지 않는 기형적인 고배기량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영국(1천6백26㏄), 프랑스(1천5백99㏄)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세계 자동차산업 환경도 유류수요급증에 따라 유가상승이 예상되고 환경라운드가 대두됨에 따라 연비규제 및 탄소세 도입이 잇따르는 등 환경 및 안전기준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도 이 건의안은 강조했다.
이 건의안은 특히 현행 경차(8백㏄이하) 국민차제도의 문제점도 지적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기아는 『현행 경차는 배기가스 배출기준이 소형차의 4∼5배며 안전도장치도 미비해 수출모델로 한계가 있다』며 『에너지절약, 건전한 소비풍토조성, 수출전략형 육성, 환경보전을 위해서도 소형차 국민차 정책수립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도 내년 11월께 경차 MX(개발명)를 내놓는 시점에 맞춰 국민차 배기량을 상향조정하는 문제를 집중 거론할 예정이어서 국민차 논쟁은 더욱 가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대 관계자는 『올초 정부가 국민차를 1천cc로 높여달라는 현대, 기아의 의견을 무시하고 국민차 배기량을 8백㏄로 확정하면서 「1천㏄급 차가 나오면 이를 재검토 하겠다」는 약속을 했다』며 『내년말께 이문제를 다시 이슈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정승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