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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린 데이비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24일 "미국은 여전히 9ㆍ19 공동성명을 이행하기 위한 진정성 있고 신뢰할 수 있는 협상에 대해 열려 있다"고 밝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이후 북한의 핵실험을 막기 위한 한미의 대응이 긴박하게 돌아가는 모습이다.
데이비스 특별대표는 이날 서울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임성남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면담한 후 기자들과 만나 "평양이 핵무기와 다단계 미사일을 포기하고 평화와 발전의 길을 선택하면 우리는 손을 내밀 의향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진정성 있고 신뢰할 수 있는 협상의 의미를 묻자 "우리의 대북정책은 그동안 같았다. 가능할 때는 북한에 개입하고 필요할 때는 북한에 압력을 가하는 투트랙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측의 이러한 반응은 북한이 잇따라 핵실험 의사를 밝히면서 정말 핵실험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기류를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읽힌다. 비핵화가 완전히 물 건너갔다는 북한의 주장을 일종의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데 대해 경계하는 것이다.
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도 북한의 핵실험과 관련된 동향에 대해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긴박한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날 북한 국방위의 성명에 대해서도 "용어가 과거에 비해 강하지 않느냐는 느낌을 가질 수는 있지만 크게 봐서 예상을 벗어나는 반응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데이비스 특별대표와 임 본부장은 이날 면담에서도 북측이 올바른 선택을 하고 안보리의 결의를 준수한다면 대화의 길이 열려 있다는 데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측은 이 경우 최근 여러 차례 언급된 것처럼 대북 개입을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할 의사가 있음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어떻게 대화를 이어갈지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추가로 외교적 조치는 취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가 안보리 결의라는 형식을 통해 북한에 핵실험 등 추가 도발을 하지 않도록 메시지를 계속 보내는 데 주력한다는 얘기다. 지금까지 현 정부에서 추진하던 기조와 비슷하다.
한편 버웰 벨 전 한미연합사령관은 이날 한국국제교류재단 주최 공공외교포럼에서 "개인적으로 북한은 핵실험을 감행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박근혜 당선인의 (대북) 협상 의도를 지켜보면서 저자세로 갈지, 혹은 앞으로 3~4개월 내에 어떤 (미사일) 발사를 할지 두 가지 중에 선택해야 한다"며 "개인적으로는 후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